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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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직장인 김모 씨는 이번 추석 연휴에 여행을 떠나거나 귀성길에 오르는 대신 '1인 사우나'에서 혼자 쉬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김 씨는 요즘 한 달에 한 번꼴로 1인 사우나를 찾고 있다. 혼자만의 공간에서 원하는 방식대로 쉴 수 있다는 점에 만족해 정기적으로 찾게 됐다는 게 김 씨의 설명이다.

그는 "단순히 씻으러 가는 대중목욕탕과 달리 1인 사우나는 스스로를 대접하는 기분이 든다"며 "비싸도 한 달 동안 일한 나에게 주는 보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낯선 사람들과 함께 씻는 대중목욕탕 중심의 목욕 문화가 바뀌고 있다. 최근 2030세대를 중심으로 독립된 공간에서 혼자 목욕을 즐기는 1인 사우나가 새로운 휴식 공간으로 떠오르면서다. 여럿이 샤워 시설을 공유하는 대신 비용을 더 내더라도 타인과 마주치지 않고 온전히 혼자 즐길 수 있는 프라이빗한 공간을 찾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달라진 목욕 문화…2030 몰리는 '1인 사우나'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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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행정안전부 지방행정 인허가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전국 목욕업장 수는 5656곳으로 2년 전(5860곳)보다 3.5%(204곳)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말 6261곳과 비교하면 4년 새 605곳(9.7%)이 사라졌다. 대중목욕탕이 꾸준히 줄어든 결과다.

그렇다고 탕에 몸을 담그고 피로를 푸는 수요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여러 사람이 한 공간을 공유하던 대중목욕탕 대신 혼자만의 장소에서 목욕과 사우나를 즐기는 형태로 수요가 옮겨가는 모양새다.

지난 7월 서울 서초구에 문을 연 1인 전용 프라이빗 사우나 '토바'가 그런 공간이다. 총 다섯 개의 독립된 사우나 룸으로 구성돼 예약 고객이 한 공간을 통째로 이용한다. 손님은 룸 안에서 온욕조와 냉욕조를 오가며 지친 몸을 달래고 핀란드식 건식 사우나에서 땀을 낸다. 이후 별도로 마련된 공간에서 천천히 몸의 열기를 식힌다.

가격은 90분에 8만9000원. 인근 대중목욕탕 성인 이용료가 1만원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금액이다. 하지만 평일 저녁과 주말 등 선호 시간대에는 예약이 조기에 마감될 정도로 수요가 몰린다. 독립된 공간에서 온전히 쉴 수 있다는 점에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는 소비자가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토바 관계자는 "30대 고객이 가장 많고, 그 다음이 20대와 40대"라며 "단순히 목욕이나 사우나를 이용하기보다 독립된 공간에서 책을 읽거나 명상을 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조용히 쉬다 가는 손님이 많다"고 설명했다.
사진=종로1인세신샵 제공
사진=종로1인세신샵 제공
1인 목욕 공간을 찾는 수요가 늘면서 대중목욕탕을 프라이빗 시설로 재단장한 사례도 등장했다. 32년간 자리를 지켜온 종로사우나는 지난 6월 기존 공간을 1인 전용 세신·스파 공간으로 새롭게 꾸몄다.

여러 사람이 오가는 대중탕에서 세신을 받던 과거와 달리 독립된 룸 안에 스파 베드와 입욕탕을 마련해 처음부터 끝까지 다른 이용객과 동선이 섞이지 않도록 했다. 업체에 따르면 기존 대중목욕탕을 운영할 당시에는 80대 이상 고령층 고객 비중이 높았지만 재단장 후에는 2030세대 고객이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몇 배 비싸도 찾는다…'쉼'에 지갑 여는 젊은 세대

일반 대중목욕탕보다 몇 배 비싼 이용료에도 소비자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젊은 세대가 목욕 자체보다 '온전한 휴식'에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열심히 일한 것에 대한 보상으로 그 정도 비용은 아깝지 않다고 생각하는 젊은층이 늘고 있는 것도 이런 트렌드에 힘을 보탰다.

호영성 대학내일20대연구소 소장은 "요즘 젊은 세대는 불황과 기후변화, 인공지능(AI)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환경에서 자신의 육체적·정신적 상태를 오래 유지하려는 '자기보존'적 성향이 강해지고 있다"며 "타인과 소통하고 관계를 맺는 과정에서 오는 피로가 커지면서 누구에게도 반응하거나 신경 쓰지 않고 온전히 쉴 수 있는 독립된 공간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