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브랜드 버드와이저가 지난 20일 서울 마포구 코브하우스에서 주최한 음악 파티 ‘얼리 버드 Vol.5’에서 소비자들이 음악을 즐기고 있다./사진=박수림 기자
맥주 브랜드 버드와이저가 지난 20일 서울 마포구 코브하우스에서 주최한 음악 파티 ‘얼리 버드 Vol.5’에서 소비자들이 음악을 즐기고 있다./사진=박수림 기자
“주류는 판매하지 않습니다.” 맥주 브랜드 버드와이저가 최근 진행한 행사 안내 게시글에 내건 문구다. 주류 회사가 여는 파티에서 정작 술은 팔지 않는 셈이다. 술을 덜 마시거나 아예 마시지 않는 젊은층이 늘어나면서 주류업계가 논알코올 제품을 앞세운 음악·파티 등 체험형 행사를 통해 소비자 접점을 넓히고 있다. 취하기보다 분위기와 경험을 즐기는 새로운 음주 문화를 선점하려는 전략이다.

주말 아침부터 ‘떼창’…논알코올 파티에 몰린 2030

맥주 브랜드 버드와이저가 지난 20일 서울 마포구 코브하우스에서 주최한 음악 파티 ‘얼리 버드 Vol.5’에 마련된 참여형 이벤트존./사진=박수림 기자
맥주 브랜드 버드와이저가 지난 20일 서울 마포구 코브하우스에서 주최한 음악 파티 ‘얼리 버드 Vol.5’에 마련된 참여형 이벤트존./사진=박수림 기자
맥주 브랜드 버드와이저는 지난 20일 서울 마포구 코브하우스에서 음악 파티 ‘얼리 버드 Vol.5’를 진행했다. 맥주를 판매하는 대신 논알코올 음료인 ‘버드와이저 제로’만을 전면에 내세운 게 특징이다. 아침 시간대에 모여 음악을 즐기며 하루를 시작하는 ‘모닝 레이브(Morning Rave)’ 문화에서 착안한 행사다.

이날 행사장은 일요일 오전임에도 수십명의 2030세대 방문객들로 북적였다. DJ가 음악을 틀자 참가자들은 무대 앞에 빽빽하게 모여 리듬을 탔다. 무대에 오른 가수가 객석을 향해 호응을 유도하자 관객들이 노래를 따라 부르며 목소리를 높이는 등 대형 콘서트나 뮤직 페스티벌을 연상시키는 ‘떼창’도 이어졌다. 한쪽에서는 버드와이저 제로 캔에 반짝이는 스티커와 비즈를 직접 붙여 꾸미는 체험 이벤트도 열렸다. 술에 취하지 않고도 음악을 들으며 함께 노는 것이 이날 행사의 주된 목적이었다.

버드와이저가 이 같은 행사를 연 이유는 젊은 소비자들의 달라진 음주 방식에 있다. 회사는 지난해 국내 주류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논알코올 제품을 내세운 ‘싱어롱 파티’를 열었는데 예상보다 높은 호응을 얻자 올해 행사 규모를 본격 확대했다. 소비자 반응도 긍정적이다. 올해 들어서만 다섯 번째 행사가 열렸는데 앞선 1~4회 행사 누적 방문객은 500명을 넘어섰다. 이번 행사 역시 사전 예약을 시작한 첫날 준비된 티켓이 모두 소진됐다.

‘취하기보다 즐기기’…논알코올로 2030세대 겨냥

맥주 브랜드 버드와이저가 지난 20일 서울 마포구 코브하우스에서 주최한 음악 파티 ‘얼리 버드 Vol.5’에서 소비자들이 음악을 즐기고 있다./사진=박수림 기자
맥주 브랜드 버드와이저가 지난 20일 서울 마포구 코브하우스에서 주최한 음악 파티 ‘얼리 버드 Vol.5’에서 소비자들이 음악을 즐기고 있다./사진=박수림 기자
주류업계가 이처럼 ‘술을 마시지 않는 자리’까지 공략하는 배경에는 2030세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변하는 음주 문화가 있다. 과거처럼 취하기 위해 많은 양의 술을 마시기보다 음주 횟수와 양은 줄이면서도 맛과 분위기 등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오픈서베이가 전국 20~39세 남녀 2000명 대상으로 조사한 ‘MZ세대 주류 트렌드 리포트 2026’에 따르면 최근 1개월 내 주류 음용률은 67.2%로 2024년보다 4.9%포인트(p) 하락했다. 월평균 음용 횟수도 6.4회로 같은 기간 0.64회 줄었다. 특히 25~29세 남녀의 주류 음용률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반대로 무알코올 주류를 접해본 소비자는 빠르게 늘었다. 최근 한 달 내 주류를 마신 20~39세 가운데 무알코올 주류 음용 경험률은 2024년 64.2%에서 올해 77.4%로 13.2%포인트 상승했다. 술자리 분위기를 함께 즐기면서도 취하지 않으려는 수요와 건강·숙취 관리 등이 무알코올 제품을 선택하는 주요 이유로 나타났다.

이에 주류업계도 논알코올 제품을 단순히 매대에 올려놓는 데 그치지 않고 젊은층이 선호하는 콘텐츠와 결합해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올해 진행된 버드와이저의 얼리 버드 행사도 일반적인 주류 판매점에서 벗어나 베이커리와 바버숍, LP 바 등에서 열렸다. 행사 지역도 홍대와 이태원 등 젊은 세대 유동 인구가 많은 상권을 중심으로 선정했다. 클럽이나 술집 등 일반적으로 ‘술을 마시는 장소’로 인식된 곳이 아니라도 논알코올 제품을 즐길 수 있다는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버드와이저 관계자는 “2030세대는 앞으로 브랜드의 주요 소비층으로 이어질 고객인 만큼 이들과 새로운 방식으로 접점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며 “예상보다 행사에 대한 반응이 좋아 향후에도 정기적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