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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전국이 '메가특구'여야 한다
특정 지역만 규제 푼다는 정부
노동개혁, 전국으로 확대해야
이근면 前 인사혁신처장
노동개혁, 전국으로 확대해야
이근면 前 인사혁신처장
박수로 환영할 일이다. 메가특구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과감한 결단으로 보인다. 기업이 성장하고 경쟁력을 키워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길을 터주는 것이 경제를 살리는 본질임을 새삼 확인하게 된다. 그렇다면 왜 그동안 이런 본질을 외면한 채 눈을 감고 귀를 닫았는지 의문이 남는다.
더 큰 사회적 함의는 ‘왜 메가특구만 가능한가’이다. 메가특구에서 허용되는 제도라면 대한민국 다른 지역에서는 왜 허용되지 않는가.
법은 국민 모두에게 공정하게 적용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런데 특정 지역만 근로시간 운영, 규제 특례, 행정 절차에서 유연성을 갖고 나머지 지역은 기존의 경직된 제도를 유지한다면 기업 입장에서는 또 다른 형평성 문제를 낳을 수 있다.
기업은 지역이 아니라 시장과 경쟁한다. AI 시대의 경쟁 상대는 국내가 아니라 미국, 중국, 일본, 유럽의 기업들이다. 세계와 경쟁하는 기업에 국내 지역별로 다른 노동제도를 적용하는 것이 합리적인지 고민해야 한다.
AI 시대엔 노동의 개념 자체가 달라진다. 과거 시간 중심에서 성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24시간 AI 장착 노동’의 시대에 근로시간은 무의미해진다. 결과와 가치로 승부해야 한다는 뜻이다. 노동정책도 이에 맞춰 유연해져야 한다. 기업과 근로자가 합의한다면 시간제 근무, 재택 및 집중 근무, 프로젝트형 근무 등 다양한 방식이 가능해야 한다. 이는 메가특구만이 아니라 전국에서 동일하게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노동개혁은 노동자의 일방적인 희생을 의미하지 않는다. 노동 유연화가 자칫 장시간 노동이나 근로조건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걱정도 충분히 살펴야 한다. 정부는 최소한의 노동자 안전과 건강, 임금, 휴식에 대한 기준을 확실히 보장하고 그 외의 근무 방식은 기업과 근로자가 자율적으로 설계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
메가특구는 새로운 제도를 시험하는 데 그쳐선 안 된다. 특구에서 효과가 입증되면 전국으로 확산해야만 비로소 국가 정책으로서의 의미가 완성된다. 대한민국이 1인당 국민소득 5만달러, 6만달러 시대로 나아가려면 일부 지역의 경쟁력만 끌어올려서는 한계가 있다.
기업이 투자하기 좋은 나라, 일하고 창업하기 좋은 나라, AI를 가장 잘 활용하는 나라. 이런 환경은 특정 지역에만 허용되는 특권이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의 표준이 돼야 한다. 기업이 살아야 국가가 산다. 기업이 성장해야 일자리가 늘어나고, 임금이 오르고, 세수가 증가한다. 세계 각국 정부는 이미 이를 위한 무한 경쟁에 들어갔다.
AI 시대에는 기술력 못지않게 제도의 경쟁력이 국가의 성패를 좌우한다. 노동시장과 규제, 교육, 인재 양성, 행정 시스템이 함께 혁신돼야 하는 이유다.
메가특구에서 추진하는 노동개혁은 그 시작점일 뿐이다. 대한민국은 이제 ‘어디서는 되고, 어디서는 안 되는 나라’를 넘어 ‘전국 어디서나 기업과 인재가 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나라’로 나아가야 한다.
AI 시대의 경쟁은 지역이 아니라 국가 단위에서 벌어진다. 노동개혁 역시 특정 지역에만 허용되는 특례에 머물러선 안 된다. 기업의 성장을 통해 국부를 키우고 국민소득 6만달러 시대를 앞당기는 국가 전략도 여기에서 출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