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추천 뉴스
[시론] 호남 반도체 팹의 성공조건
한빛원전·송전 안정성 확보하고
용수·열병합 인프라도 서둘러야
조홍종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
용수·열병합 인프라도 서둘러야
조홍종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첫째, 영광·한빛 원자력발전소의 계속운전과 건식저장시설 적기 준공이 필요하다. 반도체 라인은 24시간, 365일 무정전으로 안정적 기저부하를 공급받아야 한다. 그 역할을 책임질 핵심 전원은 한빛원전이다. 지난해 12월 1호기에 이어 이달 11일 2호기까지 운영 허가가 만료돼 계속운전 인허가가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 더불어 원전의 지속 가능한 가동을 위해 부지 내 건식저장시설이 필수다. 습식저장조 포화 시점이 눈앞으로 다가온 만큼, 영구처분시설 마련 전까지 연료를 안전하게 보관할 공간 마련이 시급하다.
둘째, 접속선로의 완비다.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을 팹으로 끌어오는 대동맥이 초고압 송전망이다. 호남권 전력 공급망의 핵심 허브는 345㎸ 신광주변전소다. 한빛원전과 서해안 일대에서 생산된 막대한 전력이 전남광주 일대로 원활하게 진입하기 위해서는 신광주변전소로 이어지는 송전선로와 팹 부지를 직결하는 전용 접속선로가 차질 없이 구축돼야 한다. 공장 준공 시점에 맞춰 송전망이 들어서지 못하면 공장을 지어놓고도 전기를 켜지 못하는 ‘계통 섬’ 사태가 발생한다.
셋째, 계통망 보강이다. 호남 지역에선 태양광 등 분산형 재생에너지 설비가 급증하면서 전력망의 물리적 관성이 극도로 저하된 ‘약계통’ 특성을 보인다.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급변하는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은 계통 내 주파수 왜곡과 전압 불안정을 유발한다. 이는 마이크로초 단위 정밀도를 요구하는 반도체 공정에 치명타가 된다. 이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해서는 계통망 보강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 전력망 관성을 제공할 수 있는 대용량 ‘동기조상기’의 단계적 설치, 전압 변동을 실시간으로 억제하는 정지형 무효전력 보상장치(STATCOM) 그리고 출력 변동을 흡수할 대규모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BESS) 확충 등이 필요하다.
넷째, 액화천연가스(LNG) 열병합발전소의 전략적 배치다. 송전망에만 의존하는 구조는 비상시 ‘단일 장애점’ 리스크를 안게 된다.
이에 따라 반도체산업단지 인근에 전력과 고온의 열에너지를 동시에 공급할 수 있는 집단에너지 설비, 즉 LNG 열병합발전소의 배치가 요구된다. LNG 열병합발전소는 송전 손실 없이 팹에 직간접적으로 고품질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공정에 필요한 165도 이상 6bar(대기압의 6배)의 스팀 열원도 안정적으로 제공한다. 또 계통 이상 발생 시 자체 전력으로 핵심 라인을 보호하는 블랙스타트(비상기동) 및 아일랜딩(독립운전) 역할까지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두 회사의 반도체 팹 간 위기 전이를 방지하기 위해 변전소를 각각 설치하고 용수 공급용 신규 댐 건설에도 나서야 한다. 전력과 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인프라 대개혁만이 호남을 대한민국 미래 산업의 새로운 심장부로 바꿔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