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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원전 수명 20년 늘린다더니"…뜻밖의 '암초' 만났다
"영향 없다", "다시 써야"
원전 연장 두고 혼란
원전 연장 두고 혼란
23일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이 원자력안전위원회와 한국수력원자력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계속운전 허가 기간을 20년으로 늘릴 경우 기존 원전에 미칠 영향을 두고 두 기관의 입장이 정반대로 엇갈렸다. 원안위는 이미 계속운전 허가를 받았거나 심사를 진행 중인 원전 9기에 대해 "영향이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답한 반면, 한수원은 "20년 연장을 적용할 경우 이미 제출한 주기적 안전성평가, 주요기기 수명평가, 방사선환경영향평가 등 모든 신청 서류를 재작성해야 한다"고 공식 답변했다.
실제 계속운전을 10년 전제로 신청해 심사를 받거나 준비 중인 원전은 고리 2·3·4호기, 한빛 1·2호기, 한울 1·2호기, 월성 2·3·4호기 등 총 10기에 달한다. 정부가 법 개정을 통해 허가 기간을 20년으로 늘리더라도 이들 원전은 소급 적용이 쉽지 않다. 현재 10년 연장 심사는 그대로 진행하되, 20년 연장 혜택을 받으려면 추후 2차 신청에서 별도로 인허가 심사가 이뤄져야 한다.
이미 현행 10년 단위 계속운전 심사조차 극심한 정체를 겪고 있다. 한빛 1호기가 2025년 12월 설계수명을 마친 데 이어 한빛 2호기마저 지난 9월 11일 설계수명이 만료됐으나, 두 호기의 계속운전 심사는 여전히 5차 단계에 머물러 있다. 원안위의 심사 질의만 599건에 달해 2024년 7월부터 현재까지 2년 넘게 답변을 제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5년간 계속운전 최종 허가를 받은 원전은 고리 2호기가 유일하며, 서류 제출부터 최종 허가까지 44개월(3년 8개월)이 걸렸다. 이 중 실험과 서류 보완 등 법정 처리기간에 산입되지 않은 심사 기간만 34.2개월에 달했다.
제도 도입을 둘러싼 당국 간 협의도 미흡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원안위는 계속운전 20년 연장에 대해 "공식 검토한 바 없고 내부 보고서도 없다"고 밝혔다. 박수민 의원은 "정부가 정교한 행정적 검토와 부처 간 사전 조율 없이 '원전 20년 연장'이라는 장밋빛 구호만 던져놓았다"며 "기존 원전의 서류 재작성 대란과 장기 가동 중단 사태를 막으려면 규제 기관과 사업자 간 엇박자부터 바로잡고 현실적인 제도 연착륙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