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주년 기념 로고. (사진=TYM)
75주년 기념 로고. (사진=TYM)
국산 농기계 산업의 태동기부터 세계 시장을 개척해온 TYM이 창립 75주년을 맞아 ‘스마트 농기계 기업’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4월 김소원 대표 체제가 출범한 것을 계기로 자율주행과 정밀농업, 피지컬 인공지능(AI) 기술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았다. 전통 제조업의 경쟁력에 정보통신기술(ICT)을 결합해 향후 100년을 준비한다는 구상이다.

"우리 손으로 농기계 만들자"…TYM, 75년간 세계시장 개척

TYM 익산공장 전경. (사진=TYM)
TYM 익산공장 전경. (사진=TYM)
TYM은 1951년 벽산 김인득 회장이 설립한 동양물산에서 시작됐다. 전쟁으로 산업 기반이 무너진 상황에서 ‘우리 손으로 만든 농기계’를 공급하겠다는 목표로 사업에 뛰어들었다. 동양물산은 벽산그룹의 주요 계열사로 성장한 뒤 2004년 계열 분리를 통해 독립 경영 체제를 갖췄다.

1968년 합병을 계기로 농기계 생산 기반을 마련한 TYM은 1973년 안양공장을 완공하고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1976년에는 이앙기를 처음 출시하며 본격적으로 제품군을 확대했다. 1985년에는 국내 트랙터 업계 최초로 중남미 수출길을 열었다. 같은 해 국산 농기계 보급을 확대해 농촌 근대화에 기여한 공로로 대통령상을 받았다.

품질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도 적극 공략했다. 1987년 미국 농기계 기업 존디어와 부품 공급 계약을 맺었고, 1995년에는 국내 농기계 업계 최초로 국제 품질경영시스템인 ISO 9002 인증을 획득했다. 해외 시장에서 쌓은 경쟁력을 발판으로 2000년에는 업계 최초로 ‘5000만달러 수출탑’을 수상했다.

TYM은 2010년 전북 익산에 첨단 농기계 제조공장을 준공하며 생산 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이 같은 성장세와 기술력을 인정받아 2014년 산업통상자원부의 ‘월드클래스 300’ 기업에 선정됐다. 2016년 인수한 국제종합기계를 2022년 흡수합병하면서 기술과 생산 역량도 결집했다.

회사 이름도 시대 변화에 맞춰 바꿨다. 2021년 동양물산기업에서 TYM으로 사명을 변경한 데 이어 이듬해 연매출 1조원을 처음 돌파했다. 북미기계딜러협회가 선정하는 ‘딜러스 초이스 어워드’ 트랙터 부문에서는 2020년부터 2023년까지 4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도 경쟁 브랜드를 제치고 다시 정상에 올랐다.

"전통 제조업 넘어 전자기업으로"…디지털 전환 가속한다

북미 노스이스트 캠퍼스 쿼터 전경. (사진=TYM)
북미 노스이스트 캠퍼스 쿼터 전경. (사진=TYM)
창립 75주년을 맞은 올해는 또 다른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김희용 회장의 장녀인 김소원 대표가 취임하면서 TYM은 전통적인 농기계 제조사를 넘어 ICT와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한 ‘전자기업’으로 변신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자동차 업계의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처럼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지능형 농기계를 개발한다는 전략이다.
김 대표는 2005년 입사한 이후 21년간 홍보담당 임원과 경영지원본부장, 최고전략책임자(CSO)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2020년에는 자율주행·정밀농업 전문 자회사 TYMICT 설립을 주도하고 초대 대표를 맡았다. 이후 자율주행 트랙터 개발과 텔레매틱스 시스템 구축을 이끌며 TYM의 디지털 전환 기반을 다졌다.
김 대표 취임 이후 TYM은 자율작업과 정밀농업, 피지컬 AI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7년에는 한층 고도화한 자율주행 트랙터를 상용화하고 2028년에는 자율주행 모어(잔디깎이)를 출시한다는 목표다. 농작업 과정에서 축적되는 데이터를 활용해 작업 효율과 생산성을 높이는 정밀농업 플랫폼도 확대할 계획이다.
제조업의 기본 경쟁력도 강화한다. 제품의 안정적인 품질과 신속한 부품 공급, 신뢰할 수 있는 서비스 체계를 갖춰야 혁신 기술도 고객에게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게 김 대표의 경영 철학이다. 기존 농기계 제조 역량을 토대로 소프트웨어와 데이터 기술을 단계적으로 접목하는 이유다.
한편 TYM은 올해 상반기 매출 5522억원과 영업이익 626억원, 당기순이익 56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1%, 59.1%, 148%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 증가율이 매출 증가율을 크게 웃돌아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이뤘다는 평가가 나온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