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무용단 신작 '더블빌'
10월 8일~11일 서울 국립극장서 공개
80대 배정혜, 30대 배진호 두 안무가가 뭉쳤다
국립극장 전속단체 국립무용단이 오는 10월 8일부터 11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신작 '더블빌:시나위'를 무대에 올린다. 이번 공연은 2026~2027 국립극장 레퍼토리시즌의 포문을 여는 첫 작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더블빌:시나위'는 한국 창작춤의 지평을 넓혀온 거장 배정혜(82) 안무가와 2025 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에 최연소로 선정된 신예 배진호(32) 안무가가 뭉친 더블빌 무대다. 50세 차이의 두 안무가는 전통음악 시나위를 공통의 출발점으로 삼아 전혀 상반된 감각과 춤 언어로 무대를 채운다.
국립무용단 창단 이래 처음으로 작품별 무용수를 세대에 따라 두 그룹으로 이원화해 눈길을 끈다. 오랜 시간 한국춤을 몸에 축적해 온 연륜 있는 무용수들과 젊고 역동적인 신체 감각을 지닌 무용수들이 세대를 넘어선 뚜렷한 대비와 조화를 선보일 예정이다.
국립무용단 '더블빌: 시나위'에서 배정혜 안무가의 '살풀이 생(生)'을 연습중인 단원들. 국립극장 제공
배정혜 안무가는 9년 만에 국립무용단과 손잡고 신작 '살풀이 생(生)'을 공개한다. 살(煞)을 풀어내는 행위에서 시작해 삶에 맺힌 것을 씻어내고 새로운 생명과 평안을 기원하는 살풀이의 정신을 담았다. 이매방류·한영숙류·김숙자류 도살풀이·김수악류 교방굿거리 등 서로 다른 계보의 전통 살풀이춤사위를 하나의 작품 안에 엮어 오늘의 살풀이로 확장한다. 1985년생 이상으로 구성된 NDCKⅠ 그룹(28명)이 무대에 올라, 화려한 기교나 빠른 움직임 대신 오랜 수련으로 다져진 깊은 호흡과 여백의 미학을 펼쳐 보인다.
여기에 국립국악관현악단과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예술감독을 역임한 원일이 작곡 및 음악감독을 맡아 음악과 춤의 유기적인 호흡을 이끌어낸다. 디지털 기술을 배제하고 수작업 작화 방식으로 완성한 진경산수화풍의 무대와, 배경술 디자이너가 겹겹의 치마와 다채로운 색채로 구현한 생명의 풍경이 어우러져 배정혜 고유의 '신(新) 전통' 미학을 완성한다.
국립무용단 '더블빌: 시나위'에서 배진호 안무가의 'AHRA'를 연습중인 단원들. 국립극장 제공
이어지는 배진호 안무가의 는 신입 단원을 포함한 NDCKⅡ 그룹의 젊은 무용수 13명이 이끈다. 아리랑의 정서와 시나위의 즉흥성에 주목해 익숙한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움직임을 해체·재구성했다. 정형화된 춤사위 대신 몸 안에서 시작되는 미세한 떨림과 진동이 주변으로 번지며 강한 에너지로 확장되는 독창적인 움직임을 보여준다.
음악은 정도운과 유재영이 협업해 강렬한 비트의 전자음에 재해석한 전통 타악을 더해 동시대적 질감을 빚어냈다. 또한 김종석 무대디자이너의 미니멀한 공간 속에서, 최인숙 의상디자이너가 검은색 전신 타이즈 위에 자개 문양을 더한 현대적 의상을 통해 무용수의 움직임마다 화려한 빛의 잔상을 선사하며 만의 감각적인 무대를 완성할 계획이다. 한편 국립무용단은 본 공연에 앞서 오는 30일 저녁 관객을 미리 만나는 오픈 리허설도 진행한다. 작품 일부 관람과 안무가와의 대화로 구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