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30년까지 공공임대·공공분양 등 119만 가구의 공적주택을 공급하는 ‘주거안정플랜’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77%인 92만 가구를 주택 수요가 많은 수도권에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공급 대상자를 중산층까지 넓힌 ‘보편형 공공임대’를 도입하는 것도 주목된다.

문제는 실현 가능성이다. 정부 계획은 연평균 24만 가구로, 1기 신도시(약 29만 가구)의 네 배에 달하는 물량이다. 과거 정부의 공급 대책이 번번이 목표치에 미달했다는 점에서 대규모 공급의 실현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지울 수 없다. 막대한 재원, 택지 확보, 공사비, 지방자치단체·주민과의 갈등 해결 등 넘어야 할 산도 많다. 특히 건설임대 목표 35만 가구 가운데 62.3% 물량이 2029~2030년에 공급된다고 한다. 전·월세 불안을 단기에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보편형 공공임대는 선호도가 높은 대책으로 평가된다. 임대주택 품질을 높이고 주거 사다리를 복원한다는 취지 자체는 긍정적이다. 하지만 공공부문이 중산층의 임대인 역할까지 맡는 것은 국가 재정의 효율성과 형평성을 해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역세권·도심의 좋은 입지에다 주거 품질을 높이면서 임대료는 낮추려면 손실이 누적될 수 있다. 재정 부담을 키우고 민간 시장까지 왜곡하지 않을지 우려스럽다.

집값과 전·월세가 뛰고 청년·신혼부부의 주거 사다리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공공의 역할 확대는 필요하다. 그러나 민간 재건축·재개발 활성화라는 공급의 다른 축은 소홀히 하고 공공·임대주택 확대를 밀어붙이는 것은 균형 잡힌 해법이라고 보기 어렵다.

정책의 성패는 실행 속도에 달려 있다. 정부는 재원과 택지 여건 등에 맞춘 실질적 공급 로드맵을 마련하고,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를 적극 병행해 민간 공급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 보편형 공공임대의 입주 기준도 중산층 지원과 취약계층 보호가 충돌하지 않도록 신중하게 설계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