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개미마을 일대가 최고 30층, 2520 가구 규모의 '숲세권' 아파트 단지로 탈바꿈한다. 6·25전쟁 직후 형성된 무허가 판자촌이 밀집해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로 불려온 지역이다.

서울시는 홍제동 9의 81 일대 주택정비형 재개발사업의 신속통합기획을 확정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로써 서울시 신속통합기획은 전체 314곳 중 201곳의 기획을 마쳤다.

그동안 제각기 정비사업을 추진하다 번번이 무산됐던 개미마을과 문화마을, 옛 홍제4구역 등 3개 마을을 하나의 구역으로 묶은 것이 핵심이다. 개미마을은 2006년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이후 민영주택건설, 모아타운, 주거재생혁신지구 등 여러 방식을 시도했지만 모두 좌초됐고, 문화마을은 공공재개발 대상지에서 빠졌다. 옛 홍제4구역 역시 재개발예정구역에서 해제된 상태였다.
서대문구 홍제동 개미·문화마을 일대 신통기획 확정
인왕산 경관 보호에 따른 규제와 낮은 사업성이 발목을 잡으면서 세 마을 모두 노후화가 심해졌다. 그사이 주민들은 누수·화재·동파 등 재해 위험에 그대로 노출돼 왔다. 서울시가 3개 마을 통합 카드를 꺼낸 것도 개별 사업으로는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에서다. 구역을 합쳐 기반시설을 연계하고 토지 이용의 유연성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사업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주택용지의 용도지역을 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상향(1종·2종7층·2종→3종)했다. 이에 따라 용적률은 275.6% 이하, 층수는 최고 30층으로 계획됐다. 무허가 건축물이 난립하며 훼손됐던 인왕산 자락 약 3만㎡는 공원으로 되돌린다.

인왕산 조망을 살리기 위한 설계도 담겼다. 내부순환로에서 인왕산 방향으로 폭 20m짜리 통경축 두 곳을 확보하고, 인왕산 인접부는 20층 안팎, 내부순환로변은 30층 안팎으로 높이를 달리해 인왕산 능선을 닮은 스카이라인을 조성한다.
서대문구 홍제동 개미·문화마을 일대 신통기획 확정
교통 대책으로는 내부순환로 하부 공공부지를 구역에 편입해 세검정로 진출입로를 추가로 낸다. 상습 정체 구간의 통행 흐름을 개선하고 늘어날 교통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단지 한복판을 지나는 세검정로4길은 마을버스 노선이자 하수암거가 통과하는 생활도로인 만큼 입체도로로 결정해 획지면적에 포함, 사업성과 편의를 동시에 확보했다.

서울시는 기획 초기 단계부터 서대문구와 함께 현장답사와 간담회, 설명회 등 총 9차례 주민 소통을 거쳤다. 용적률 상향과 세검정로 진출입 개선, 공공청사 복합화 등 주민 요구를 검토해 계획안에 반영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향후 자치구의 정비계획 입안 절차를 거쳐 정비계획이 결정된다. 다만 이번 계획안은 예시안으로 입안 과정에서 변경될 수 있다.

김창규 서울시 도시공간본부장은 "홍제동 개미마을 일대는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로 남아 여러 정비사업이 무산되며 시의 숙원사업이었다"며 "개별 추진이 어려웠던 3개 마을이 뜻을 모은 만큼 주민들이 하루빨리 안전하고 쾌적한 주거환경을 누릴 수 있도록 행정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