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진어묵 ‘THE WAVE 광안’, 레이스먼트와 러닝 프로그램
삼진어묵 ‘THE WAVE 광안’, 레이스먼트와 러닝 프로그램
식품업계가 가을 마라톤 시즌을 맞아 ‘러닝족’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생수와 이온음료를 제공하는 전통적인 후원에서 벗어나 에너지젤과 단백질 음료 등 운동 전후에 먹는 제품을 직접 체험하게 하는 마케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25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일화는 이달 열린 마라톤 대회 세 곳에 음료와 생수 약 3만6000병을 지원했다. 지난 13일 서울 마포구 평화의공원에서 개최된 ‘2026 스마일런 페스티벌’에서는 급수소 여섯 곳에 이온음료 ‘에버데이’를 비치하고 참가자 전원에게 500mL 제품을 제공했다.

지난 20일 열린 ‘가평 자라섬 전국마라톤대회’에는 맥콜과 광천수 등 1만3000여 병을 지원했다. 일화는 이 대회를 2013년부터 후원하고 있다. 같은 날 개최된 ‘강동구 선사마라톤축제’에도 광천수와 에버데이, 초정탄산수 등 1만3000여 병을 공급했다.
물 대신 단백질·에너지젤…식품업계 ‘러닝족’ 잡기 경쟁 [권용훈의 트렌드워치]
러닝 열풍을 제품군 확장의 기회로 삼는 기업도 늘었다. 일동후디스는 지난 5월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나는 솔로런’에서 ‘하이뮨 아미노포텐 파워젤’을 급수대와 행사 부스에서 제공했다. 약 9000명이 참가한 대회로, 일동후디스는 제품 제공과 함께 소셜미디어(SNS) 인증 및 룰렛 행사를 진행했다. 지난 4월 ‘MBN 선셋 마라톤’에서는 참가자 약 1만 명의 사전 키트에 같은 제품을 넣었다.

매일유업은 단백질 브랜드 ‘셀렉스’를 앞세웠다. 2021년부터 대한육상연맹을 공식 후원하고 국가대표 선수단에 제품을 지원하는 한편 전국 마라톤 대회에서 단백질 음료 체험 행사를 열고 있다. 국내 단백질 식품 시장은 2018년 813억원에서 2023년 4500억원으로 5년 만에 5.5배로 커졌다. 유업체들이 저출생으로 우유와 분유 시장이 위축되자 러닝과 헬스 수요를 겨냥한 스포츠 영양식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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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온음료 업체들도 장기 후원을 통해 ‘운동할 때 마시는 음료’라는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다. 동아오츠카는 지난 3월 참가자 약 4만 명이 모인 서울마라톤에 포카리스웨트와 생수 ‘마신다’를 제공했다. 2009년부터 18년째 공식 음료 후원사로 참여했다. 대회장에서 발생한 페트병과 캔 약 15만 개를 수거해 재생 원료 생산업체에 전달하는 자원순환 활동도 벌였다. 웅진식품은 고양특례시 하프마라톤에서 ‘이온더핏’과 ‘가야G워터’를 제공하고 신제품을 참가자 간식 꾸러미에 넣었다.

식품기업이 대회를 직접 만드는 사례도 등장했다. 굽네치킨을 운영하는 지앤푸드는 지난 5월 부산에서 3000명 규모의 ‘굽네 오븐런’을 열었다. 참가자들은 굽네치킨 제품을 주제로 꾸민 5㎞ 코스를 달렸다. 지난해 서울에서 처음 연 대회는 참가권이 판매 시작 10시간 만에 매진됐다.

삼양식품도 지난 6월 강원 평창 삼양라운드힐에서 헬스케어 브랜드 ‘스핀들’을 앞세운 트레일러닝 대회를 개최했다. 삼진어묵도 러닝 전문 브랜드 레이스먼트와 손잡고 부산 광안리에서 러닝 크루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참가자들에게 어묵 제품과 굿즈를 제공하는 등 러너와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식품업계가 러닝에 몰리는 것은 제품의 효능과 소비 순간을 현장에서 동시에 보여줄 수 있어서다. 러너가 급수대와 결승선에서 직접 제품을 마시거나 먹기 때문에 단순한 광고보다 체험 효과가 크다. 과거 로고를 노출하고 생수를 나눠주는 데 그쳤던 마라톤 후원이 신제품 시식과 SNS 인증, 자체 대회 개최를 결합한 ‘브랜드 체험장’으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물 대신 단백질·에너지젤…식품업계 ‘러닝족’ 잡기 경쟁 [권용훈의 트렌드워치]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