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정비창 더 라인 330 투시도.
서울 용산정비창 더 라인 330 투시도.
서울 목동 신시가지 재건축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건설사들의 수주 경쟁이 단순한 ‘하이엔드 브랜드’ 간판 붙이기를 넘어 실질적인 주거 상품성(설계·커뮤니티) 차별화로 전환되고 있다.

조합원의 선택을 받아야 하는 도시정비사업의 특성상 최근 목동 재건축 조합원들은 단순 브랜드 이름보다 평면 구성, 채광, 수납, 커뮤니티 시설의 실질적 규모와 편의성을 핵심 평가 기준으로 삼고 있다. 다른 지역의 고급 아파트와 같은 브랜드를 적용하는 것만으로 해당 단지의 상품성과 차별성이 보장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정비업계에서는 커뮤니티 차별화가 단지의 가치와 시세를 결정하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대표적으로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는 10레인 실내수영장과 영화관, 볼링장 등 대규모 커뮤니티를 조성해 지역 내 시세를 주도하는 대표 단지로 자리 잡았다. 목동 조합원들 역시 단순 시설 목록이 아닌 세대당 이용 면적, 관리비, 실질 활용도를 기준으로 제안서를 검증하는 분위기다.

이에 맞춰 주요 대형 건설사들은 해외 유명 설계사와의 협업 및 프로젝트 전용 브랜드를 앞세워 목동 표심 잡기에 나섰다. 삼성물산은 미국 SMDP, 현대건설은 모포시스·사사키와 협업안을 발표했으며 GS건설은 겐슬러, 대우건설은 덴마크 어반 에이전시 및 아룹·슈퍼매스 스튜디오 등과 손을 잡았다.
해외 설계사와의 협업은 설계사의 명성보다 단지 배치와 외관, 조경, 커뮤니티에 반영되는 구체적인 내용을 기준으로 평가해야 한다. 유명 업체가 참여했다는 사실보다 얼마나 입주민의 생활 편의를 높일 수 있는지가 상품성을 판단하는 근거다.

단지 차별화를 위한 브랜드 전략도 구체화되고 있다. 삼성물산은 별도의 하이엔드 브랜드 대신 ‘래미안’을 기반으로 반포 '래미안 원베일리', 한남4구역 '래미안 글로우힐즈 한남' 등 단지별 고유 명칭을 부여하는 전략을 목동에도 적용할 방침이다.

IPARK현대산업개발과 대우건설 역시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에서 330m 스카이라인 커뮤니티 구상을 담은 ‘더 라인 330’이나 520m 한강 조망 라인을 상징하는 ‘더 성수 520’과 같이 사업지 고유의 상징성을 강조한 프로젝트 브랜드를 제안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해외 설계사 참여나 화려한 커뮤니티 구상이 실제 사업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조합원들의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제안된 특화 설계와 마감재가 기존 공사비에 포함되어 있는지, 인허가 과정에서 변경 가능성은 없는지, 시공사의 기존 준공 단지 관리 상태는 어떠한지 등을 종합적으로 비교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하이엔드 브랜드를 적용하거나 유명 설계사와 협업하는 것만으로 고급 주거공간이 완성되지는 않는다”며 “상품성이 먼저이고 브랜드는 그 차별화된 가치를 상징하는 이름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