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서울 강남구 빅플레이스에서 열린 ‘2026 기후에너지환경창업대전’ 시상식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제공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빅플레이스에서 열린 ‘2026 기후에너지환경창업대전’ 시상식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제공
세라믹 폐기물로 만든 투수 보도블록과 전기에너지 기반 콘크리트 발열양생 시스템이 올해 기후에너지환경 분야 최고의 창업 아이디어로 뽑혔다. 버려지는 자원을 다시 쓰고 건설 현장의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는 등 탄소 감축 효과를 사업모델로 연결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주최하고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주관한 ‘2026 기후에너지환경창업대전’에서 리블록(대표 김민찬)과 파이네코(대표 박준우)가 각각 아이디어 부문과 스타기업 부문 대상을 차지했다. 두 팀은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빅플레이스에서 열린 최종경연 및 시상식에서 각각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상을 받았다.

올해로 9회째를 맞은 기후에너지환경창업대전은 환경 분야 유망 창업기업과 예비창업자를 발굴하기 위한 대회다. 그동안 환경 분야 창업기업 발굴에 집중해왔지만 올해부터는 청정에너지와 탄소저장장치 등 탈탄소 기술로 발굴 대상을 넓혔다.

◇ 폐세라믹을 보도블록으로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빅플레이스에서 열린 ‘2026 기후에너지환경창업대전’ 아이디어 부문 대상을 수상한 리블록(대표 김민찬)에서 제안한 기술을 발표하고 있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제공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빅플레이스에서 열린 ‘2026 기후에너지환경창업대전’ 아이디어 부문 대상을 수상한 리블록(대표 김민찬)에서 제안한 기술을 발표하고 있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제공
아이디어 부문 대상을 받은 리블록은 세라믹 폐기물을 재활용한 투수 보도블록을 개발했다. 투수 보도블록은 빗물이 표면에 고이지 않고 아래로 스며들 수 있도록 만든 포장재다.

리블록은 기존 콘크리트 블록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 문제와 폐세라믹 처리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원순환의 비효율을 동시에 해결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버려지는 세라믹을 다시 건설자재로 활용함으로써 폐기물 발생을 줄이고 기존 자재 생산 과정의 탄소배출도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단순한 아이디어 제시에 그치지 않고 상용화를 위한 검증에도 들어갔다. 리블록은 이미 여러 공모전에서 수상 이력을 쌓았고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 등과 협력해 KS 공인 성능검사를 준비하고 있다.

아이디어 부문 최우수상은 이재기 대표가 받았다. 유기성 폐기물을 미생물로 분해해 메탄가스를 만드는 처리시설(혐기성소화조)에 물리적 충격을 가하는 장치(캐비테이션 장치)를 붙여 가스 생산량을 늘리는 기술이다. 이렇게 생산한 메탄가스를 에너지원으로 활용해 보일러 사용과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방식이다. 현재 유기성 폐자원의 에너지화 비율이 6.9% 수준에 그친다는 점에 착안했다.

혐기성소화 과정에서 메탄가스 생산량을 늘리면 에너지 회수량을 높이고 보일러 사용은 줄일 수 있다는 구상이다. 유기성 폐기물을 단순 처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비중을 높여 온실가스 감축으로 연결하려는 기술이다.

우수상은 현진호 대표와 에너사이트(대표 안수호)가 차지했다. 현 대표는 공명음향혼합법이라는 새로운 방식으로 수소연료전지 등의 핵심 부품에 쓰이는 친환경 촉매 나노소재를 제조하는 플랫폼을 선보였다.

에너사이트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태양광 발전량을 24시간 앞서 예측하는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를 개발했다. 날씨와 일사량 변화에 따라 출력 변동이 큰 태양광 발전의 특성을 AI 예측 기술로 보완해 발전량을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핵심이다.

◇ 화석연료 대신 전기로 콘크리트 양생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빅플레이스에서 열린 ‘2026 기후에너지환경창업대전’ 스타기업 부문 대상을 수상한 ㈜파이네코(대표 박준우)에서 제안한 기술을 발표하고 있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제공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빅플레이스에서 열린 ‘2026 기후에너지환경창업대전’ 스타기업 부문 대상을 수상한 ㈜파이네코(대표 박준우)에서 제안한 기술을 발표하고 있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제공
스타기업 부문 대상은 파이네코가 차지했다. 파이네코는 겨울철 콘크리트 양생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효율 저하와 화석연료 사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친환경 발열양생 시스템 ‘써모큐어(ThermoCure)’를 개발했다.

겨울철에는 낮은 기온 때문에 콘크리트가 제대로 굳도록 별도의 열을 공급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화석연료 기반 장비를 사용하면 열효율이 떨어지고 탄소배출도 증가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파이네코는 이를 전기에너지를 활용한 발열패드와 사물인터넷(IoT) 원격 모니터링 시스템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풀었다. 필요한 곳에 발열패드로 열을 공급하고 IoT를 통해 상태를 원격으로 확인·관리하는 구조다. 콘크리트 양생에 필요한 열을 보다 효율적으로 공급하면서 화석연료 기반 장비 사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해외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몽골 게르 단열개선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에 참여해 현지 지방자치단체와 협약을 맺었고 미국의 글로벌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에도 선정됐다.

스타기업 부문 최우수상은 핵사에너지(대표 고한빈)가 받았다. 핵심은 태양전지용 신소재 BCN(붕소·탄소·질소 화합물)을 활용한 투명·유연 건물일체형 태양광(BIPV) 솔루션이다. 회사 측은 이 기술을 활용하면 건물 태양광 발전량을 최대 2.5배 늘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대기업들과 실증을 진행 중이며 유럽 시장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우수상은 초이스랩(대표 최광훈)과 포네이처스(대표 류호림)가 받았다. 초이스랩은 초음파수중방전 기술을 적용해 스마트팜에서 사용하는 양액을 재활용·재생산하는 시스템을 선보였다. 이 회사의 기반 기술은 현대자동차 도장공장 폐수정화 시스템에 적용된 이력이 있다.

포네이처스는 미세조류를 활용한 생물학적 탄소포집·공기정화 시스템을 개발했다. 대규모 산업시설에 설치하는 중앙집중형 탄소포집 설비와 달리 도심의 중소형 시설에도 적용할 수 있는 분산형 모델을 제시했다.

남광우 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은 “폐자원을 순환시키는 기술부터 태양광 효율을 끌어올리는 신소재까지 이번 수상작들은 탈탄소 전환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아이디어들”이라며 “수상팀들이 안정적으로 사업화하고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후속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