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장안동 지하창고에서 적발된 위조상품 7000여점.  정품가는 약 89억원에 달한다. /사진=서울시
서울시 장안동 지하창고에서 적발된 위조상품 7000여점. 정품가는 약 89억원에 달한다. /사진=서울시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의 한 지하창고에서 정품 가격으로 89억원에 육박하는 위조 명품 수천점이 한꺼번에 발견됐다. 별도 판매책을 두고 유튜브 등 라이브방송을 통해 전국에 판매하려 한 정황도 포착됐다.

21일 서울시 민생사법경찰국에 따르면 상표법 위반 혐의를 받는 50대 남성 A씨가 검찰에 송치된다. 수사 과정에서 압수한 위조상품은 7369점으로 정품 추정가는 약 88억9000만원이다. 서울시 특사경이 위조상품 수사를 시작한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창고에서는 위조 명품 상표를 단 가방 1004점과 지갑 3187점이 나왔다. 선글라스 752점과 향수 669점 등도 포함됐으며, 압수품은 이른바 '미러급'으로 불리는 최상위 등급 위조상품으로 확인됐다.

A씨는 조사 과정에서 일부 상품이 진품이라고 주장하며 혐의 일부를 부인했다. 일신상의 이유로 조사를 미루기도 했으나 서울시 민사국은 해외 상표권자 측을 통해 제품을 다시 감정하는 등 증거관계를 확인해 수사를 이어갔다.

수사당국은 A씨가 대형창고에 수천점의 위조상품을 쌓아두고 별도의 판매책인 '셀러'를 통해 물건을 유통하려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노점이나 매장에서 소량으로 판매하는 방식과 달리 대규모 물량을 확보한 뒤 유튜브 등 온라인 라이브방송을 활용해 전국 판매망을 구축하려 했다는 설명이다.

A씨는 젊은 시절부터 동대문 일대 노점 등에서 상품을 판매해왔으며 상표법 위반으로 여러 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취급하는 위조상품 규모를 키우고 판매방식도 온라인으로 넓혀온 것으로 서울시는 보고 있다.

서울시는 최근 위조상품 유통이 대형창고에 물량을 보관한 뒤 온라인 라이브방송으로 판매하는 형태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을 검찰에 넘긴 뒤에도 휴대전화 등 디지털 자료와 거래내역을 분석해 상품 확보 경로와 추가 공급처를 추적할 방침이다.

위조상품을 판매하는 것뿐 아니라 유통하거나 보관하는 행위도 상표법상 처벌 대상이다. 상표법 제230조에 따르면 관련 범죄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서울시는 위조상품 판매와 관련한 시민 제보도 요청했다.

이창석 서울시 민생사법경찰국장은 "위조상품 범죄가 단순 판매를 넘어 대형 창고와 온라인 유통망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점차 조직화·광역화되고 있다"며 "서울시는 변화하는 범행 수법에 맞춰 수사력을 더욱 집중하고, 공급·보관·판매 등 유통과정 전반을 면밀히 추적해 위조상품 범죄 근절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