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챗GPT
사진=챗GPT
매일 오트밀 한 그릇, 현미밥 한 그릇 분량의 통곡물을 먹으면 심혈관 질환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통곡물을 많이 섭취하면 나쁜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염증 지표 등이 낮아진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20일 의료계에 따르면 이란 타브리즈의대 등 국제연구팀은 최근 통곡물 섭취와 건강 간 연관성을 파악한 임상연구 87건을 분석해 이런 결론을 내렸다. 연구 결과는 유럽심장학회지에 공개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심혈관 질환으로 2030년까지 매년 2220만명이 사망할 것으로 예상된다. 건강한 식단은 이런 질환 발생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 통곡물도 마찬가지다. 통곡물엔 심장을 보호하는 각종 화합물질이 많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통곡물은 껍질(겨), 씨눈(배아), 알갱이(배유)가 원비율 그대로 유지된 쌀과 밀 등이다.

그간 통곡물을 많이 섭취하면 심혈관 건강에 좋다는 연구는 많았다. 하지만 임상시험 등을 통해 일관적인 결론을 얻진 못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이를 입증하기 위해 논문 분석에 나섰다.
유럽심장학회지
유럽심장학회지
아시아, 유럽, 미국, 캐나다, 호주, 브라질 등에서 진행한 임상시험을 토대로 6529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를 통해 하루 통곡물 섭취량을 48g 늘리면 체중과 허리둘레가 각각 0.2㎏, 0.22㎝ 줄었다.

혈액 속 콜레스테롤 수치는 0.10mmol/L, 염증 지표인 인터루킨6는 0.12pg/mL 낮아졌다. 나쁜 콜레스테롤로 불리는 LDL 콜레스테롤은 0.07mmol/L, 중성지방은 0.04mmol/L, 공복 혈당은 0.03mmol/L 줄었다. 수축기 혈압도 0.82mmHg 낮아졌다.

매일 통곡물을 30~40g 섭취할 때부터 건강 개선 효과가 확인됐다. 통곡물을 60~100g 섭취할 때 이런 효과는 극대화됐다. 일부 연구에선 하루 180~220g을 먹을 때 건강 상태가 가장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해당 연구는 참가자가 소수이기 때문에 적정량을 평가하는 데엔 한계가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가별 통곡물 권장 섭취량은 하루 48g에서 150g까지 제각각이다. 나라마다 다른 식습관 등을 고려한 결과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국가별 권장 섭취량을 정하는 데 새로운 기준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번 연구에 활용된 임상시험은 평균 8주 정도로 짧은 기간에 이뤄진 게 많았다. '통곡물 효과'가 장기간 지속되는지를 평가하는 데엔 한계가 있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통곡물을 섭취하면 혈압과 혈당을 조절하는 데 도움되고 체지방, 염증 지표 등이 개선됐다"며 "이런 다양한 위험 요인의 변화가 심혈관 질환 위험을 낮추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했다.

유럽심장학회지에 함께 공개한 논평을 통해 덴마크 암연구소 연구진은 "섬유질을 제거한 정제 탄수화물이 서구화된 각종 질환의 근본 원인이라는 주장은 50여년 전에 제기됐다"며 "당뇨병 환자에겐 정제된 곡물을 통곡물로 대체하는 식이 조절의 효과가 더욱 클 것"이라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