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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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텍사스주(州)에서 고위험 산모가 목숨을 잃자, 유가족이 주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산모의 죽음이 텍사스주의 엄격한 낙태 금지법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17일(현지시간) CNN방송과 뉴욕타임스(NYT) 등 현지 매체는 2년 전 숨진 임산부 티에라 워커의 유가족은 지난 15일 샌안토니오 소재 주 1심법원에 켄 팩스턴 주 법무장관과 주 정부 관계자, 담당 의사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원고 측에 따르면 워커는 2024년 임신으로 인해 고혈압과 단백뇨가 발생하는 자간전증, 이른바 임신중독증을 앓자 수개월에 걸쳐 임신 중절을 요구했지만, 당시 의료진은 수술 대신 상태가 나아질 것이라고 조언한 뒤 워커를 자택으로 되돌려보냈다.

워커는 마지막 내원 후 이틀 만에 37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이에 원고 측은 "워커가 임신 기간 중 어느 시점에서든 낙태 수술을 받았다면 생명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텍사스에서는 2021년 태아의 심장이 뛰는 한 낙태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한 낙태 금지법이 통과됐고, 2022년 발효된 이 낙태 금지법에서는 누구나 주 정부를 대신해 낙태를 시술한 의료진을 고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예외 상황을 제외하고 낙태 수술을 한 의사는 최대 징역 99년, 최소 10만 달러(한화 약 1억4000만원)의 벌금, 의료 면허 취소 등의 처벌을 받게 된다.

워커의 경우에는 낙태를 할 수 있는 의학적 비상 상황에 해당하지만, 의료 현장에서는 낙태 금지법 위반으로 처벌받을 가능성을 두려워해 수술을 꺼린 것으로 알려졌다.

원고 측 법률 대리인인 몰리 드웨인 변호사는 "워커의 사례는 낙태 금지법의 예외 조항이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증거"라면서 "워커조차 예외 자격을 인정받지 못하고 의사들이 겁에 질려 조처하지 않는다면 의학적 비상 상황이라는 법적 조항은 종이 위에 쓰인 글자에 불과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워커 외에도 텍사스주에서 임신 관련 치료가 거부되거나 지연돼 사망한 여성 환자가 더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전했다.

텍사스 주 정부 보건청은 2년에 한 번씩 9월 초에 모성사망 통계를 공개해왔지만, 올해는 11월 중간선거 이후로 발표를 미뤘고, 이 때문에 텍사스에서 낙태를 불법화한 이후 모성 사망이 얼마나 늘었는지 현재로서는 정확히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