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매출 22%를 떼갔다고?"…'온플법' 위기감에 행동 나선 e커머스
e커머스업계가 경제5단체 중 하나인 중소기업중앙회(중기중앙회)와 날 선 공방을 벌이고 있다. e커머스 입점 업체의 수수료 등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중기중앙회 발표에 이례적으로 반박 성명을 내고 정면 대응에 나선 것이다.

정산기한 단축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은 데 이어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온플법)’ 제정 논의가 재점화하자 e커머스업계 위기감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과 네이버,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무신사, 야놀자 등으로 구성된 한국온라인쇼핑협회는 최근 “중기중앙회는 과장된 해석으로 시장을 왜곡하지 말라”는 취지의 성명서를 냈다.

갈등의 촉매제가 된 건 지난 15일 중기중앙회가 공개한 온라인플랫폼 입점사 거래 실태조사 결과다. 중기중앙회는 중소기업 125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하면서 입점업체가 e커머스 측에 지불하는 중개수수료와 광고비, 정보이용료 등을 ‘거래비용’이라는 하나의 항목으로 묶어 산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플랫폼 유형별 매출 대비 거래비용 비중 평균은 배달앱이 26.2%로 가장 높았고, 온라인쇼핑몰 20.6%, 숙박앱 18.3% 순으로 집계됐다. 이를 토대로 중기중앙회는 입점 업체 월평균 매출의 21.7%를 e커머스가 떼어간다는 결론을 냈다.
"우리가 매출 22%를 떼갔다고?"…'온플법' 위기감에 행동 나선 e커머스
주요 업체별로는 쿠팡이츠 입점사의 매출 대비 거래비용 비중이 27.6%로 가장 높았다. 이어 무신사 24.3%, 배달의민족 23%, 쿠팡 22%, 네이버 18.8%, 야놀자 18.6%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실시된 같은 조사와 비교했을 때 평균 부담률이 배달앱은 5.2%포인트, 쇼핑몰은 2%포인트, 숙박앱은 0.8%포인트 각각 상승했다는 결과도 덧붙였다.

이에 온라인쇼핑협회는 조사 결과에 중개수수료뿐 아니라 광고비와 배달비 등 입점 업체가 매출 확대를 위해 선택하는 비용이 항목별 구분 없이 뒤섞여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협회는 “구분 없이 매출 대비 비중으로 합산하면 플랫폼이 일률적으로 21.7%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처럼 오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공시에 따르면 쿠팡과 배달의민족 등 주요 e커머스의 중개수수료율은 2~10% 수준이다.

협회 관계자는 “지난해엔 협회 차원의 우려와 입장을 중기중앙회에 비공개로 전달했다”며 “여전히 문제점이 개선되지 않고 다시 왜곡된 결과가 나와서 이번엔 공개적으로 대응한 것”이라고 말했다.

e커머스업계 안팎에선 한동안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온플법 제정 논의가 다시 속도를 내자 위기감을 느낀 온라인쇼핑협회가 ‘여론 방어전’에 나섰다는 말이 나온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이달 초 한 언론 인터뷰에서 “온라인 플랫폼의 중개거래에 대해서는 온플법을 통한 규율이 있어야 한다”며 관련 국회 입법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중기중앙회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하면서 “온라인쇼핑몰 입점사의 62%가 온플법 제정에 찬성했다”고 밝히는 등 온플법 제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여기에 온라인 플랫폼의 직매입 상품 정산기한을 기존 60일에서 35일로 단축하는 내용의 대규모유통업법 개정안이 지난 1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 역시 e커머스 업계 위기감을 고조시킨 요인으로 꼽힌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