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양당의 정치인들은 미국이 중국에 밀리고 있다고 걱정한다. 하지만 이들이 내놓는 처방은 대개 산업정책을 더 확대하는 것이다. 지난주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가 발표한 보고서는 제 기능을 못 하는 미국의 교육제도가 중국과의 혁신 경쟁에서 가장 큰 걸림돌이라는 사실을 암담할 만큼 구체적으로 드러냈다. 정부 지출을 늘린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PISA는 3~4년마다 전 세계 만 15세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를 평가한다. 2018년 이후 대부분 국가에서 성적이 떨어진 가운데, 중국의 수학 점수는 무려 21점 상승했다. 이는 대략 1년간의 학습에 해당한다. 반면 미국의 점수는 15점 하락했다. 약 9개월간의 학습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그 결과 미국과 중국 학생들의 수학 실력 격차는 학습 기간으로 환산하면 7년이 넘는 수준으로 벌어졌다. 이 의미를 잠시 곱씹어 보자. 수학에서 ‘최상위 성취 학생’으로 평가받은 비율은 미국이 8%인 반면 중국 본토는 54%였다. 미국 기업들이 해외에서 고숙련 인력을 채용하려는 이유가 궁금한가?

미국 학교들은 고급 공학·수학 역량을 갖춘 학생들을 충분히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샌디에이고)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신입생 12명 중 1명은 수학 실력이 중학교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학업 성취도 하락을 보여주는 증거가 나올 때마다 교원노조가 내놓는 대응은 늘 공립학교에 더 많은 돈을 쓰라는 것이다. 그러나 팬데믹 기간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의 교육에 연방정부 자금이 쏟아졌는데도 성적은 개선되지 않았다. PISA 보고서는 한 국가의 부와 시험 성적 사이의 관계가 “선형적이지 않으며, 국민소득이 상대적으로 높은 국가들에서는 그 관계가 완만해진다”고 지적한다.

6세부터 15세까지 학생 1명에게 지출하는 누적 교육비가 약 8만5000달러를 넘어서면, 교육비와 학생 성적 사이의 관계는 ‘분리’되기 시작한다. 미국의 모든 주는 이보다 더 많은 돈을 지출한다. 보고서는 “학생 1인당 지출이 많다고 해서 자동으로 성적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한다. 어쩌면 지출 확대가 교육의 성공보다 실패에 보상을 주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정리=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