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예대금리차가 직전 금리 인상기인 2022년보다 30% 이상 더 벌어졌다. 현재 기준금리는 4년 전과 똑같은 연 3%여도 당시보다 예금금리는 낮아지고 대출금리는 고공행진을 한 여파다.
17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이 지난 7월 신규 취급한 가계 예대금리차(정책서민금융 제외)는 평균 1.298%포인트였다. 기준금리가 연 3%이던 2022년 10월(0.966%포인트)의 1.3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예대금리차는 대출금리에서 예금금리를 뺀 값으로 이 수치가 클수록 은행이 대출 영업으로 남기는 마진이 커진다. 기준금리가 연 2.5%로 같았던 2022년 9월과 올해 6월 5대 은행의 예대금리차는 각각 1.36%포인트, 1.3%포인트로 비슷했다.
이후 양상은 달랐다. 2022년 10월(0.97%포인트)과 11월(0.73%포인트)에는 예대금리차가 빠르게 좁혀졌다. 반면 올해 7월 이후엔 예대금리차가 1.3%포인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은행별로는 7월 신한은행의 가계 예대금리차가 1.43%포인트로 5대 은행 중 가장 컸다. 국민은행(1.32%포인트), 농협은행(1.31%포인트), 하나은행(1.24%포인트), 우리(1.19%포인트)이 그 뒤를 이었다. 대출금리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8월에도 격차가 좁혀지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올 들어 은행들이 과거 금리 인상기보다 예금금리는 덜 올리고 대출금리는 더 많이 올린 게 4년 전과 상황이 다른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2022년 10월 5대 은행의 신규 저축성수신금리는 평균 연 3.97%로 당시 한은 기준금리(연 3%)를 1%포인트 가까이 웃돌았다. 레고랜드 사태 영향으로 은행들이 은행채 대신 예금으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금리 경쟁을 벌인 결과다. 저축은행들이 연 6%대 예금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그해 11월 수신금리는 연 4.33%까지 뛰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7월 수신금리는 연 3.16%로 당시 기준금리(연 2.75%)를 0.41%포인트 높았다.
지난달 기준금리가 연 3%로 오른 뒤 예금금리가 따라 상승했지만 속도는 빠르지 않았다. 5대 은행은 지난 14일까지 대표 정기예금 1년 금리를 연 3.3~3.45%로 0.1~0.2%포인트가량 인상하는 데 그쳤다.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대출을 늘릴 수 없게 된 은행들이 고금리로 자금을 끌어모을 이유가 적어져서다. 반면 은행들이 대출총량 관리를 고려해 가산금리를 올려 대출금리는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