팰리세이드. 사진=현대차그룹
팰리세이드.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가 독일을 비롯한 전통적인 럭셔리 브랜드와의 상품성 격차를 빠르게 좁히며 자동차 시장의 기존 구도를 흔들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월간 방문자 600만명,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팔로워 약 750만명을 보유한 미국 자동차 매체 카버즈(CarBuzz)는 최근 보도에서 이같이 전했다.

카버즈는 현대차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 시승기를 소개하며 "부드러운 승차감과 정숙성 면에서 10만 달러 이상의 럭셔리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이어 "합리적인 연비와 가격을 원하는 소비자에게 팰리세이드와 기아 텔루라이드가 현명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매체는 이 같은 평가의 근거로 J.D. 파워의 '자동차 상품성 만족도 조사(APEAL)' 최근 5년 치 데이터를 제시했다. 이 조사는 신차 구매 고객이 디자인, 성능, 편의성, 기술 등에서 느끼는 만족도를 측정한다.
제네시스 GV80. 사진=현대차그룹
제네시스 GV80. 사진=현대차그룹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최근 5년간 869~886점을 기록하며 여러 해에 걸쳐 메르세데스-벤츠, 렉서스, 아우디, 볼보, 아큐라, 인피니티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 카버즈는 제네시스에 대해 "더 이상 추격자가 아니라 럭셔리 시장의 최상위권에 확고히 자리 잡은 브랜드"라고 평가했다.

현대차와 기아도 850점 안팎의 점수를 유지하며 주요 프리미엄 브랜드와의 격차를 줄였다. 2026년 기준 현대차는 858점으로 렉서스와 12점, 메르세데스-벤츠와 18점 차이를 보였고, 기아는 857점으로 볼보와의 격차가 6점에 그쳤다. 일부 연도에서는 현대차·기아가 아우디, 아큐라, 인피니티보다 높은 점수를 받기도 했다.
기아 텔루라이드. 사진=현대차그룹
기아 텔루라이드. 사진=현대차그룹
카버즈는 이 같은 경쟁력의 배경으로 현대차그룹의 제조 역량도 짚었다. 인공지능(AI) 기반 로보틱스와 차세대 생산 자동화 기술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보스턴다이내믹스와 함께 생산 효율성과 유연성을 높이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 자체 철강 생산 역량을 통해 원자재 가격 변동에 대응하고 제조 비용을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 같은 투자와 역량이 장기적으로 생산 비용을 낮춰 합리적인 가격에 높은 상품성을 제공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카버즈는 별도 보도에서 현대차·기아가 올해 상반기 미국 시장에서 전년 대비 3% 늘어난 92만383대를 판매하며 신기록을 세웠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22만 5321대로 전년 동기 대비 65.5% 증가했다.

카버즈는 폭넓은 하이브리드 라인업이 전체 판매 성장을 이끈 핵심 요인이라며, 전기차 수요 둔화로 어려움을 겪는 다른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달리 현대차그룹은 하이브리드, 전기차, 내연기관차를 아우르는 다양한 포트폴리오로 시장 수요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