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투자 노하우에 AI 입힌 블루포인트…‘래티스 AI’ 가동
딥테크 액셀러레이터(AC) 블루포인트파트너스가 12년간 축적한 투자 경험에 인공지능(AI)을 입혔다. 기업 발굴부터 투자 검토와 포트폴리오 관리까지 투자 전 과정에 AI를 적용해 심사역의 의사결정을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16일 블루포인트파트너스는 자체 투자관리 플랫폼 ‘래티스(LATTICE)’에 AI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고 밝혔다. AI가 투자심사를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 투자·검토 사례와 기업 정보를 연결해 심사역이 판단에 필요한 정보를 빠르게 찾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스타트업이 기업설명(IR) 자료를 래티스에 등록하면 AI가 사업모델과 팀 구성, 시장, 기술 등의 정보를 자동으로 추출한다. 산업과 기술, 성장단계 등을 기준으로 과거 투자 및 검토 사례도 찾아준다. 과거 심사 과정에서 어떤 질문을 던졌는지와 주요 쟁점까지 연결해 보여주는 방식이다.

투자 이후 관리에도 AI가 활용된다. 분기보고와 사후관리 과정에서 쌓이는 정보를 구조화하고 매출, 현금흐름, 인력, 후속 투자유치 등 주요 지표의 변화를 추적한다. 이전 보고와 달라진 내용도 찾아 담당 심사역에게 알려준다. 미팅 기록을 기업 정보와 연계해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할 수 있다.

비공개 정보는 기존 투자관리 시스템의 접근권한과 보안정책을 그대로 적용한다. 이용자가 접근할 수 있는 정보 범위 안에서만 AI가 정보를 검색·가공한다. 특정 기업의 IR 자료나 영업보고 등이 다른 기업의 투자 검토 과정에 무분별하게 활용되지 않도록 정보 접근 범위도 구분했다.

블루포인트는 AI가 반복적인 정보 수집과 정리를 맡는 동안 심사역은 기술의 차별성이나 시장 변화, 창업자의 역량 등 정성적 판단에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에는 외부 기술·산업 정보를 탐색해 투자 테마와 관련된 유망 기업을 발굴하는 기능도 강화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과거 투자 경험에서 축적한 판단 기준과 리스크, 핵심 질문 등을 구조화해 투자전략 수립에도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개별 심사역에게 흩어져 있던 경험을 조직 차원의 ‘투자 지식(Institutional Intelligence)’으로 전환하는 것이 목표다.

래티스 AI 개발을 주도한 이인성 블루포인트 이사는 “AI 도입의 본질은 심사역의 업무를 줄이는 데 있지 않다”며 “심사역이 본질적인 고민에 더 많은 시간을 쏟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AI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그 안에서 활용되는 투자 경험과 판단 체계”라며 “래티스를 투자조직의 경험과 지식을 축적하고 활용하는 AI 에이전트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했다.

남준우 기자 njw082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