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급격한 고령화로 연간 우리 국민의 간병 비용이 10조 원을 넘어선 가운데 '간병 파산' 걱정에 보험으로 대비하려는 분들 많으실 텐데요.

실제로 간병 보험이 급성장하면서, 일부 가입자와 설계사, 간병업체들의 '도덕적 해이'가 간병 보험 재정을 갉아먹고 있습니다.

금융 당국은 실태 조사와 제도 개선에 나서는 한편, 보험 회사들이 이를 빌미로 가입자들의 보험금 수령을 어렵게 만드는 건 아닌지 예의주시하는 분위기입니다.

정치경제부 박승완 기자와 살펴보겠습니다, 박 기자, 간병 보험 부정 수급이 그렇게 많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실제로 간병을 받지 않았는데도, 가족을 간병인으로 등록해 보험금을 타 낸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실제 사례를 살펴보면, 자매 관계인 두 가입자가 각각 자녀를 입원시키고, 서로 엇갈려서 간병비를 청구했는데.

간병인들의 직업이나 거주지를 고려해 살펴보니 가짜였습니다.

실질적인 간병이 없었다는 게 탄로났고, 이에 보험금 1,700만 원을 토해냈죠.

또 다른 경우로는 설계사와 병원, 간병업체가 짜고 가짜 확인서를 만들어서 보험금을 받은 건데요.

같은 보험대리점에서 관리하는 90명이 유독 특정 한방병원에 입원해 보험금을 청구해 관심이 간 거죠.

이에 확인해 보니 입원 기간 중 간병인 사용은 없었던 걸로 드러났습니다.

이들에게 지급된 전체 보험금만 1억 7천만 원 상당이었고, 현재 환수가 진행 중인 거로 파악됩니다.

<앵커>

허위 간병은 당연히 문제겠지만, 가족 간 간병은 아예 보험 지급 대상이 안 되는 건가요?

<기자>

보험 상품에 가족 간병 특약이 있어야 하고, 각종 자료를 통해 이를 증명해야 합니다.

이러한 특약이 없다면 가족이 간병인으로 인정받아야 하는데요.

대체로 간병인이라 함은 의료기관에 소속돼 급여를 받는 사람을 뜻합니다.

또는 사업자 등록이 돼 있거나, 등록된 업체를 통해 간병을 하고, 가입자가 이에 따른 비용을 지불한 것이 확인돼야 합니다.

가족 간병 특약이 있더라도 무조건 간병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건 아닌데요.

무료로 간병했다면 간병 비용 증빙은 물론, 간병인과의 계약 관계도 인정 받기 어렵기 때문이죠.

이럴 경우 실제로 간병은 했더라도 '간병인 사용'은 아닌 거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가족 간의 간병에 대해 보험금 지급이 가능한지를 확인하려면 상품별 차이가 있는 만큼 특약 내용을 꼼꼼히 살펴봐야 합니다.

<앵커>

앞선 부정 수급 사례에 더해 실제 가족 간병이 있었더라도 여러 조건을 확인해야 하나 본데, 이렇다 보니 금융 당국은 소비자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고요?

<기자>

최근 보험 회사들은 간병 보험금 지급에 앞서 진단서 및 영수증은 물론, 간병인 사용 계약서와 간병인의 근무일지, 간병인과의 거래 내역까지 요구하는 걸로 파악되는데요.

이를 전부 확인하려다 보니 자연스레 보험금 지급 심사 기간이 길어지는 상황입니다.

보험 회사들은 부정 수급을 막으려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가입자 들은 보험 계약 당시에는 예상하지 못했던 추가 조건을 마주한 셈입니다.

실제 입원을 했고, 간병인을 썼으면 보험금이 나올 줄 알고 가입했더니, 간병인 자격에 여러 조건을 따져봐야 하고, 증명하기 위한 절차도 복잡해진 거죠.

금융감독원 역시 보험 사기에 대한 적극적 대응 필요성에는 공감하는 분위기입니다.

그렇다 하더라고 보험사가 간병 필요성 입증을 과도하게 요구해서, 선의의 피해가 발생하는 건 아닌지 예의주시하는 중인데요.

과거 커지는 간병 보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가입자 모으기 경쟁에 나섰던 보험사들이, 보험 운영 과정에서 문제점이 드러날 때마다 보장 범위는 줄이고, 가입자 부담은 키우는 과정을 반복하며 제 2의 실손 보험처럼 될거란 우려가 커집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박승완기자 pswan@hankyungtv.com
가족 간병은 못 받는다?…문턱 높인 간병보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