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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0.4%·투자 -7.2%…中, 제조업만 나홀로 질주 [차이나 워치]
생산 5.2% 늘었지만 소비는 0.4%
부동산 -19.9% 자동차 -18.5%
깊어지는 공급·수요 불균형
부동산 -19.9% 자동차 -18.5%
깊어지는 공급·수요 불균형
제조업과 수출이 버티는 사이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면서 중국 경제의 공급 강세와 수요 부진이라는 구조적 불균형이 더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경기 모멘텀이 앞으로도 개선되지 않으면 중국 정부의 추가 부양 압력도 커질 전망이다.
공장은 도는데 지갑은 닫혀
15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8월 소매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0.4% 증가하는 데 그쳤다.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 0.8%의 절반 수준이다. 7월 증가율 0.6%보다도 낮아졌다. 반면 같은 달 산업생산은 5.2% 늘었다. 7월 4.5%보다 증가폭이 확대됐고 시장 예상도 웃돌았다. 생산과 소비 사이 격차가 다시 벌어진 셈이다.
중국 정부가 주택 구매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선분양 구조를 손보는 정책에 나서면서 개발업체의 자금 조달과 신규 투자 여력은 더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최근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가격 경쟁이 심화한 데다 소비자들이 구매를 늦추면서 자동차 수요가 내수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는 모습이다.
고용 상황도 악화됐다. 8월 도시 조사실업률은 5.3%로 7월 5.2%보다 높아졌다. 소비심리 회복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고용까지 약해지면 가계의 지출 확대는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중국 경제가 생산과 수출에 의존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소비 중심 성장으로 전환하려면 가계 소득과 고용에 대한 신뢰 회복이 우선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대외 여건 역시 엇갈리고 있다. 중동 긴장 고조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면서 중국의 석유화학과 운송 등 하류 산업에는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 다만 인공지능(AI) 관련 전자제품의 글로벌 수요 확대로 수출은 두 자릿수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제조업 경기가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다.
국가통계국도 지난달 경제를 전반적으로 안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대외 환경의 부정적 영향이 심화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강한 공급과 약한 수요의 불균형이 여전히 두드러진다고 진단했다. 쉽게 말해 공장은 돌아가지만 가계와 기업이 돈을 쓰지 않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선명해진 생산·소비 괴리
시장에서는 중국 경제가 정부의 올해 성장률 목표인 4.5~5%를 달성하려면 재정 확대와 내수 부양 강도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중국 정부는 최근 재정지출 축소 흐름을 일부 되돌리기 시작했지만 실제 자금이 지방정부와 민간 부문으로 흘러들어 경기 회복으로 연결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의 향방이 내수 회복에 달려 있다고 입을 모은다. 생산과 수출만으로 성장률을 방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자동차와 부동산 소비가 회복되지 않고 투자 감소세까지 이어지면 제조업의 견조한 성장만으로 전체 경기 둔화를 막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컨퍼런스보드 중국센터의 장위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8월 지표는 약한 내수 소비와 투자 속에서 확대되는 산업 생산능력을 소화하기 위해 기술 고도화와 생산성 향상, 해외 수요에 점점 더 의존하고 있는 중국 경제를 보여주고 있다"며 "중국의 내수 둔화와 중국 산업 생산능력의 글로벌화가 전 세계 제조업 경쟁 구도에 상당히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