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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한 잔도 위안화로"…일상까지 파고든 中 결제망 [차이나 워치]
환전 없이 QR 찍고 결제
위안화 카자흐 소매시장 진출
위안화 카자흐 소매시장 진출
그동안 위안화 국제화가 무역 결제와 외환보유액 확대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앞으로는 해외 소비자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결제 수단으로 영역을 넓히는 단계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무역대금에서 쇼핑 결제로
1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카자흐스탄 중앙은행은 올해 말까지 중국과 QR코드 기반 국경 간 결제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비누르 잘레노프 카자흐스탄 중앙은행 부총재는 최근 알마티에서 열린 핀테크 서밋에서 중국과 결제 시스템을 연말까지 가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스템이 도입되면 양국 국민은 상대국을 방문할 때 자국에서 사용하던 모바일 결제 앱으로 QR코드를 찍어 결제할 수 있다. 현금을 환전하거나 별도의 현지 결제 앱을 설치해야 하는 불편이 줄어든다.
카자흐스탄은 중국을 포함해 인도, 아랍에미리트(UAE),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11개국과 국경 간 결제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다른 국가들과의 시스템은 2027년 중반부터 순차적으로 가동할 계획이다.
중국과 카자흐스탄의 QR결제 협력은 이미 구축된 민간 결제망을 기반으로 한다. 카자흐스탄의 대표 종합 금융·결제 앱 카스피닷케이는 2024년 중국 알리페이와 제휴했다. 카스피닷케이 이용자는 현재 중국 일부 가맹점에서 자국 앱을 이용해 모바일 결제를 할 수 있다.
이번 제도 확대는 특정 플랫폼 간 제휴 수준을 넘어 국가 간 결제 인프라를 연결하는 단계로 넘어간다는 의미가 있다.
중국은 이를 위안화 국제화의 새로운 경로로 보고 있다. 결제 습관이 통화 사용의 가장 기초적인 형태라는 판단에서다. 카자흐스탄 소비자가 중국인처럼 간단하게 QR코드로 결제할 수 있게 되면 위안화의 네트워크 효과가 소매 단계에서부터 형성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일대일로에 결제망까지 깐다
특히 카자흐스탄은 중국의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 전략에서 중앙아시아의 핵심 거점으로 꼽힌다. 중국은 카자흐스탄을 통해 유럽과 중앙아시아를 연결하는 물류망과 에너지 협력을 확대해왔다. 여기에 결제망까지 연결되면 중국식 디지털 결제 표준이 중앙아시아에서 확산될 가능성이 커진다.전문가들은 이런 변화가 위안화 국제화의 구조를 바꾸고 있다고 보고 있다. 기존에는 중국과 교역하는 기업이 무역대금을 위안화로 결제하거나 중앙은행이 외환보유액에 위안화를 편입하는 방식이 중심이었다.
최근에는 자본시장과 디지털 위안화에 이어 개인 소비자가 실제 상점에서 사용하는 결제 수단으로까지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중국 정부도 국경 간 소액결제 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 루레이 중국인민은행 부총재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위안화 국제화는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진행되는 되돌릴 수 없는 흐름이라며 디지털 위안화와 QR코드 결제의 국경 간 사용처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위안화가 달러를 대체하는 글로벌 기축통화로 단기간에 부상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미국 달러화의 비중이 압도적인 데다 위안화의 자본계정 개방 수준과 금융시장 접근성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중국 역시 달러를 정면으로 대체하기보다 일대일로 국가와 신흥국을 중심으로 무역과 결제 인프라를 연결하는 전략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관측이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