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지는 하동말차의 원료적 특성을 살려 오는 11월 5일까지 '어린 왕자'와 협업한 가을 시즌 캠페인을 전개한다. /사진=박상경 기자
차지는 하동말차의 원료적 특성을 살려 오는 11월 5일까지 '어린 왕자'와 협업한 가을 시즌 캠페인을 전개한다. /사진=박상경 기자
"국내 여러 카페의 차 음료는 단맛과 시럽이 너무 강해 찻잎 본연의 맛이 가려지곤 합니다. 반면 차지는 강남과 역삼 매장에서 직접 마셔보니 차 고유의 오리지널리티를 살리는 기본기가 탄탄하더군요. 우리 차의 맛을 온전히 알리기에 적합한 파트너라고 판단했습니다."

이종현 하동차&바이오진흥원장은 15일 열린 '차지(CHAGEE) 하동말차 미디어 워크샵'에서 이 같이 말했다. 1200년 역사를 지닌 하동 전통차가 국내 대형 프랜차이즈 브랜드와 손잡고 대규모 메뉴 협업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글로벌 프랜차이즈 브랜드에 원료를 수출하며 해외에서 먼저 품질을 인정받아 온 하동차는 이번 협력을 통해 국내 대형 프랜차이즈 시장에서도 대중적 판로를 확보하게 됐다. 유행 주기가 빠른 외식 시장에서 농가의 안정적인 수급 기반을 다지겠다는 구상이다.

본사 R&D 뚫은 첫 한국 원료

김정희 차지코리아 마케팅 총괄. /사진=박상경 기자
김정희 차지코리아 마케팅 총괄. /사진=박상경 기자
중국 윈난성에서 출발해 전 세계 7000여 개 매장을 거느린 프리미엄 티 브랜드 차지는 지난 4월 한국 진출 이후 첫 국산 원료 협력 파트너로 하동을 낙점했다. 지리산 자락과 섬진강이 만나는 자연환경에서 자란 하동차는 2017년 유엔식량농업기구 세계중요농업유산에 등재될 만큼 유구한 상징성을 지닌 산지다.

차지가 단순히 산지의 명성에만 기댄 것은 아니다. 김정희 차지코리아 마케팅 총괄(CMO)은 현장 질의응답을 통해 "차지는 중국산 원차만을 고집하지 않으며 뛰어난 품질의 차가 있다면 원산지를 전면 오픈해 공급받고 있다"며 "한국 시장 안착을 위해 한국 소비자 취향에 맞춘 로컬 원료를 검토했고, 그 첫 결과물이 하동 말차"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본사의 검증 문턱도 넘었다. 차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중국 임원진과 본사 R&D(연구개발) 센터에 하동말차 원료를 보내 까다로운 품질 검증을 거쳤고, 색과 풍미 모두 기준치를 통과해 정식 채택됐다. 이번 협업 제품은 한국 시장 전용으로 먼저 선보이며 차지는 하동 외에도 국내 다양한 산지의 차 원료 도입을 지속 검토할 예정이다.

오프라인 거점도 빠르게 늘고 있다. 현재 운영 중인 8개 매장에 이어 오는 18일 잠실 롯데월드몰점을 오픈하며 연내 주요 상권 중심의 출점을 이어갈 계획이다.

'밤 향' 품은 1번차로 차별화

이종현 하동차&바이오진흥원장. /사진=박상경 기자
이종현 하동차&바이오진흥원장. /사진=박상경 기자
이번 협력의 핵심은 차별화된 원료 경쟁력이다. 하동차는 평지에서 대량 기계 수확하는 일반 다원과 달리 80% 이상이 경사지 돌밭으로 이뤄져 있어 배수가 좋고 큰 일교차 덕에 향기 성분이 풍부하다.

시중 유통 말차의 다수를 차지하는 일본산과의 맛 차이도 뚜렷하다. 이 원장은 "일본 말차가 풋내나 해초 향에 가까운 풍미를 낸다면, 하동 말차는 은은한 단맛과 함께 밤을 삶았을 때 풍기는 구수한 '유향(乳香)'이 도는 복합적인 맛이 특징"이라고 짚었다.

원료 등급 역시 최상급으로 맞췄다. 차지는 1년에 세 차례 수확하는 찻잎 중 품질이 가장 뛰어난 5월의 '1번차(봄차)'를 공급받는다. 찻잎 수확 전 20일간 햇빛을 차단하는 차광 재배를 거쳐 쓴맛과 떫은맛을 덜어내고 감칠맛을 내는 아미노산 성분을 극대화한 세레모니얼급 프리미엄 원료다.

'어린 왕자' 입고 5종 출격

이날 현장에서는 '시그니처 말차 라떼'와 '라임 치즈 말차 라떼', 그리고 디저트 '말차 초코 오벌 케이크'를 맛볼 수 있었다. /사진=박상경 기자
이날 현장에서는 '시그니처 말차 라떼'와 '라임 치즈 말차 라떼', 그리고 디저트 '말차 초코 오벌 케이크'를 맛볼 수 있었다. /사진=박상경 기자
이날 현장에서 직접 맛본 대표 메뉴 '시그니처 말차 라떼'는 단맛을 인위적으로 강조하는 말차 음료와 결이 달랐다. 자극적인 당도 대신 말차 특유의 고소한 감칠맛과 우유의 부드러움이 정교하게 맞물려, 입문자부터 마니아층까지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완성도를 갖췄다.

차지는 하동 말차의 원료적 특성을 살려 오는 11월5일까지 '어린 왕자'와 협업한 가을 시즌 캠페인을 전개한다. 친숙한 어린 왕자 일러스트와 감성을 컵 홀더와 패키지 디자인에 입혀 짙은 녹색의 말차가 주는 시각적 매력을 배가했다.

메뉴 라인업 역시 다채롭다. '시그니처 말차 라떼'와 깔끔한 '자스민 말차 퓨어 티' 외에도, 산뜻한 산미와 치즈 풍미로 말차의 묵직함을 받쳐주는 '라임 치즈 말차 라떼', 디저트 타입의 '초콜릿 쿠키 말차 프라페' 등 총 5종을 선보이며 젊은 층의 말차 진입 장벽을 낮춘다는 구상이다.

박상경 한경닷컴 기자 highse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