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추천 뉴스
점차 채워지는 한국인 DNA 지도…변이 찾아 맞춤치료 앞당긴다
생명硏 리포트
김재윤 유전체맞춤의학연구센터 선임연구원
범유전체지도에 韓 시료 빠져
질병청과 지도 구축에 속도 내
김재윤 유전체맞춤의학연구센터 선임연구원
범유전체지도에 韓 시료 빠져
질병청과 지도 구축에 속도 내
이런 차이를 만드는 것 중 하나가 DNA다. 이처럼 각자의 DNA에 맞게 서로 다른 진단과 치료를 하는 분야가 ‘맞춤의학’이다. 그런데 사람마다 어떻게 다른지를 정의하려면, 먼저 무엇과 비교할지를 정해야 한다.
DNA는 A, T, G, C 등 네 종류의 글자를 30억 개 이어 붙여 만든 긴 문장에 가깝다. 사람의 DNA를 읽는다는 건 기준이 되는 지도와 그 사람의 문장이 어떻게 다른지를 맞춰보는 일이다. 기준 지도와 다른 부분을 유전변이라고 부른다. 유전변이 대부분은 특별한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개인 특성이다. 이런 변이는 모양도 여러 가지다. 글자 하나가 바뀐 것도 있고, 긴 구간이 통째로 빠지거나 같은 구간이 여러 번 반복되는 것도 있다.
비교 기준이 되는 지도는 1990~2003년 수행한 ‘인간 게놈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다. 이 프로젝트에 들어간 돈은 30억달러에 이른다. 여러 사람의 DNA 조각을 이어 붙여 만든 지도인데, 그 가운데 약 70%가 익명의 기증자 한 사람에게서 왔다. 그 사람의 유전체에 없는 것은 당시로서는 다른 사람이 갖고 있어도 찾아낼 방법이 없었다.
나아가 여러 사람의 지도를 한꺼번에 놓고 비교하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국제 공동 연구그룹인 ‘인간 범 유전체 참조 컨소시엄(HPRC)’은 여러 사람의 유전체를 겹쳐 한 장에 그린 범 유전체 지도(팬게놈)를 만들고 있다.
지금까지 HPRC가 만든 범 유전체 지도에는 한국인 시료가 포함되지 않았다. 그 대신 국내에서는 질병관리청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등이 발 빠르게 한국인의 유전체 지도를 제작하고 있다.
특히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의 유전체맞춤의학연구센터는 한국인에게는 드물지 않지만 기존 지도에서는 보이지 않던 변이 등을 찾는 일도 하고 있다. 인간 게놈 프로젝트에서 만들어지지 않은 한국인의 유전체 지도와 데이터를 우리가 직접 구축하고 있다.
지도를 잘 그려 차이를 찾아낸다고 끝이 아니다. 그 차이가 병과 관련된 것인지, 별다른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개인차인지 등을 알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그 사람과 여러 사람의 유전체를 서로 비교해야 한다. 한 반에서 학생 한 명의 키만 재서는 그 키가 큰지 작은지 말할 수 없는 것과 비슷하다. 비교할 사람이 많을수록 판단은 정확해진다. 이런 비교군을 구축하는 국가 차원의 사업을 우리나라도 하고 있다. 바로 ‘국가 통합바이오 빅데이터 구축 사업’이다.
이 사업은 보건복지부 등을 중심으로 2024년 본격 시작됐다. 2032년까지 누적 100만명의 유전체와 건강 정보를 모으는 게 목표다. 축적한 자료는 올해 하반기부터 단계적으로 민간 연구자에게 개방된다.
이를 통해 한국인 유전체 데이터가 쌓일수록, 어떤 변이가 한국인에게 흔하고 어떤 변이가 드문지 혹은 어떤 변이가 병을 일으키는지 등을 가려내기가 용이해진다. 이 사업이 한국인 유전체 지도의 빈칸을 하나씩 줄여 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