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지노믹스 "RNA 플랫폼 수출 확대"
“일라이릴리와 유전성 난청 외 다른 질환으로 협력 범위를 넓히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이성욱 알지노믹스 대표(사진)는 최근 인터뷰에서 “리보핵산(RNA)을 자르고 붙이는 독자적인 RNA 치환효소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다른 글로벌 제약사와의 플랫폼 기술수출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17년 설립된 알지노믹스는 질병을 일으키는 RNA의 일부를 잘라낸 뒤 정상 또는 치료용 RNA를 연결하는 유전자치료제를 개발한다. 기존 짧은간섭RNA(siRNA)나 안티센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ASO)가 주로 질병 RNA의 발현을 억제하는 것과 달리, 질병 RNA를 없애면서 치료용 단백질 발현을 유도할 수 있다.

알지노믹스는 지난해 5월 일라이릴리와 최대 13억3400만달러(약 1조8000억원) 규모의 연구협력 및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 특정 후보물질을 이전한 계약이 아니라 일라이릴리가 지정한 유전성 난청 표적에 알지노믹스의 플랫폼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알지노믹스가 초기 연구와 후보물질 발굴을, 일라이릴리가 후속 개발과 상업화를 맡는다.

현재 가장 개발이 앞선 자체 후보물질은 간암과 교모세포종 치료제로 개발 중인 ‘RZ-001’이다. 암세포에서 많이 발현되는 hTERT mRNA 일부를 항암 유전자 RNA로 치환해 암세포 사멸을 유도한다. 간암 임상 초기 환자 13명 중 5명에게서 종양이 일정 기준 이상 줄어 객관적 반응률 38.5%를 기록했다. 재발 교모세포종 임상 초기 결과는 내년 상반기 공개할 예정이다.

알츠하이머 치료제 ‘RZ-003’과 망막색소변성증 치료제 ‘RZ-004’의 기술수출도 추진한다. RZ-003은 알츠하이머 위험을 높이는 APOE4 RNA를 보호 효과가 기대되는 형태로 바꾸는 후보물질이다. 호주에서 임상 1상을 승인받은 RZ-004는 여러 로돕신 유전자 변이를 정상 RNA로 치환해 망막 기능을 보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대표는 “플랫폼 자체에 관심을 보이는 회사와 임상 단계 항암제에 관심을 보이는 회사가 있다”며 “협력사가 원하는 표적에 맞춰 RNA 치환효소를 설계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