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처음 도입된 지역의사제 수시모집에 5000명 넘는 지원자가 몰렸다. 지역에서 10년간 의사로 의무 복무해야 하는데도 이 같은 조건이 없는 지역인재전형보다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14일 종로학원이 2027학년도 의대 수시모집 지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역의사제 수시모집을 시행한 전국 31개 의대에 수험생 총 5076명이 지원했다. 모집인원은 458명으로 평균 경쟁률은 11.08 대 1이었다. 경인권을 제외한 지방권 27개 의대는 436명 모집에 4884명이 지원해 11.2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해당 지역에서의 복무 의무가 없는 지역인재전형(10.52 대 1)보다 높았다.
권역별로는 호남권의 지역의사제 경쟁률이 13.35 대 1로 가장 높았다. 이어 대구·경북권(12.6 대 1), 부산·울산·경남권(12.31 대 1), 충청권(10.76 대 1), 강원권(8.02 대 1), 제주권(4.65 대 1) 순이었다.
대학별로는 고신대가 7명 모집에 161명이 지원해 23 대 1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어 전북대(21.29 대 1), 동아대(19.53 대 1), 조선대(16.89 대 1), 건국대 글로컬캠퍼스(16 대 1) 순이었다. 경쟁률이 가장 낮은 곳은 제주대(4.65 대 1)로 20명 모집에 93명이 지원했다.
지역에 따른 의대 입시 유불리가 커지면서 학생과 학부모의 거주지 선택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의대 진학을 노린 수도권 학생이 지역인재·지역의사제 지원 자격을 얻기 위해 지방으로 옮겨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의사제는 해당 권역 중·고교에서 전 교육과정을 이수하면서 재학 기간 해당 지역에 거주해야 지원할 수 있다. 지역인재전형도 2028학년도부터 비수도권 중학교와 해당 권역 고교를 졸업하고 재학 기간 해당 지역에 거주해야 지원할 수 있다. 2027학년도까지는 해당 권역 고교만 졸업하면 지역인재전형에 지원할 수 있었다.
입시업계는 수도권 의대에 합격하기 힘든 성적의 지역 학생이 의사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대거 몰렸고, 전공의 수련으로 10년 의무 복무 기간 일부를 채울 수 있는 만큼 수험생 사이에서 “감내할 만하다”는 반응이 나온 결과로 해석했다.
업계에서는 의대 진학을 위해 강원, 충청, 제주 등 지방으로 전입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지역 내 학생·고교 수에 비해 지역인재·지역의사제 선발 인원이 상대적으로 많아 의대 진학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특히 충청권은 수도권과 가까워 의대 진학을 위해 거주지로 선택할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올해 지역의사제 경쟁률은 제주권이 가장 낮았고, 강원권과 충청권도 호남, 대구·경북, 부울경보다 낮았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지역의사제, 지역인재전형 지원 자격을 갖춰 지방 의대에 도전하는 것이 서울에서 의대 진학을 노리는 것보다 유리한 입시 전략이 되고 있다”며 “의대 선호가 이어진다면 중학교 단계부터 지역인재 자격을 염두에 두고 거주지를 옮기려는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최초 경쟁률만으로 실제 합격 난도를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임 대표는 “두 전형에 중복 합격한 수험생이 어느 대학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추가 합격 인원이 달라질 수 있다”며 “중복 합격자의 이탈 정도에 따라 최초 경쟁률과 실제 합격선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