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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언 칼럼] 애플 추월한 삼성전자, 계속될 수 있나
매출과 영업이익 애플 추월
'최고로 돈 잘 버는 회사' 됐지만
임직원 성과급 갈등 탓에
협업정신 사라지며 위기론 대두
노키아 몰락은 내부 불신 때문
초일류 생존하려면 상호존중 필요
김수언 수석논설위원
'최고로 돈 잘 버는 회사' 됐지만
임직원 성과급 갈등 탓에
협업정신 사라지며 위기론 대두
노키아 몰락은 내부 불신 때문
초일류 생존하려면 상호존중 필요
김수언 수석논설위원
애플이 지난주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존 터너스 최고경영자(CEO)가 데뷔한 무대에서 첫 폴더블폰인 아이폰 듀오를 선보였다. 삼성전자가 2019년 갤럭시 폴드를 내놓은 지 7년이 지나서야 같은 기술을 적용한 아이폰 모델을 신임 CEO를 앞세워 공개하면서도 거리낌이 없었다. 고가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자신감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애플은 2025회계연도에 4162억달러(약 562조원)의 매출과 1332억달러(약 180조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아이폰 매출이 2096억달러(약 283조원)로 전체의 절반이었고, 앱스토어 등 서비스 매출이 1091억달러(약 147조원)였다. 맥 PC와 아이패드, 웨어러블 매출도 974억달러(약 131조원)에 달했다. 올해도 순항하고 있다. 아이폰과 관련한 생태계에서만 거둔 실적이라는 점에서 놀랍다. 15억 명 넘는 아이폰 사용자가 핵심 기반이다.
애플도 여러 문제를 안고 있다. 2011년 잡스가 세상을 떠난 뒤 15년 동안 회사를 이끈 팀 쿡 전 CEO는 ‘세상을 바꾸는’ 혁신이 사라지게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터너스 CEO 체제의 안착과 함께 혁신 DNA를 되살려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는 얘기다.
삼성전자는 애플을 제치고 올해 세계에서 가장 돈을 잘 버는 기업이 됐다. 1969년 1월 회사 설립 이후 처음이다. 올 상반기에만 매출 305조원, 영업이익 146조원을 거뒀다. 더 좋아질 하반기 실적을 감안하면 연간 매출이 726조원, 영업이익은 37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전례 없는 AI 데이터센터 투자에 힘입어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폭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분야에서 메모리 반도체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공교롭게도 가장 돈 잘 버는 기업이 된 이 시점에 삼성전자의 위기를 말하는 이가 적지 않다. 수억원 성과급 분배를 둘러싼 임직원 갈등과 반목이 임계점을 넘어섰다는 우려가 넘친다. 창사 이후 숱한 사업적 위기가 있었지만, 조직 내부가 이렇게 갈라진 적은 없다는 것이다. 이 와중에 노동조합은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중심의 노조 전환을 추진하기로 했다. 직원 간 반목이 더 커질 수 있는 결정이다.
삼성전자는 사업 분야로 보면 서너 개 회사가 합쳐진 기업이다. 반도체, 모바일, TV와 가전, 전장과 오디오 등 부품부터 완제품까지 사업을 모두 갖췄다. 한 분야의 부진을 다른 사업에서 보완해 안정된 회사 경영이 가능하다는 게 큰 장점으로 꼽혔다. 과거 반도체 사업이 어려움을 겪을 때 모바일에서 번 돈으로 투자에 나선 것도 사실이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부터 앞으로 이런 장점을 가진 기업으로 남을 수 있을지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협업과 상호 보완, 서로를 존중하는 정서가 옅어진 ‘한 지붕 세 가족, 네 가족’이라면 시너지 창출은커녕 불협화음만 커질 게 분명하다는 이유에서다. 반도체 부문에서도 수익성이 떨어지는 비메모리와 파운드리 연구원이 이직을 검토하고 있다면 예삿일은 아니다.
지금의 메모리 호황이 3~4년은 이어질 것이라고 하지만 미래는 장담할 수 없다. 호황세가 꺾이면 반도체 기업의 영업이익이 타격받을 것이고 메모리 직원 성과급이 줄며 정부의 법인세·소득세수 기반도 축소되기 마련이다. 국가 경제에서 중요한 것은 이런 상황에서도 삼성전자가 초일류 기업으로서 굳건하게 살아남아 세계 시장을 누비는 것이다. 좋은 일자리와 많은 세금을 내는 기업은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다.
과거 노키아는 기술이 뒤지거나 시장 흐름을 간과해서 망한 게 아니다. 조직 내부의 불신이 진짜 이유라는 연구가 나와 있다. 삼성전자가 애플보다 돈 잘 버는 회사가 된 지금 안에서도 밖에서도 그 이익을 어떻게 나눠가질 것인지에만 골몰해선 안 된다. 애플을 진짜 추월하려면 이 위기를 넘어설 방도를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