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대신 데이터센터 짓는다…'AI PF'에 자금 쏟아붓는 기관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해외 자산운용사와 국내 기관투자가의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1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와 저축은행 등 기관투자가는 국내외 AI·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관련 PF 투자를 잇달아 검토하고 있다. 안젤로고든, 쉔크먼캐피털 등 해외 자산운용사가 개별 거래에 500억원 안팎의 자금을 먼저 투자한 뒤, 국내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중·후순위 투자금을 추가 모집하는 구조다.

선순위 대출에는 연 6~7%대 수익률로 보험사 등이 참여하고 있다. 중·후순위는 연 8~9% 수준의 수익률을 내걸면서 저축은행을 비롯한 기관투자가의 관심을 끈다. 부동산 PF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과 AI 산업의 성장성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투자 매력으로 꼽힌다.

AI 데이터센터 PF의 기본적인 금융 구조는 물류센터 PF와 비슷하지만, 운영 기간과 대출 만기가 길다는 차이가 있다. AI 데이터센터 거래는 만기가 적게는 7년에서 많게는 12년에 달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자금 회수 기간이 짧아야 하는 개인투자자 대상 금융상품보다 장기 자금을 운용하는 기관투자가에 적합한 투자처로 평가된다.

대기업도 전담 법인을 세우고 AI 데이터센터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텔레콤은 신규 사업 개발을 맡을 ‘SK하이퍼’를 지난달 설립해 2030년까지 총 7500억원을 출자할 방침이다. GS그룹도 지난 6월 ‘GS AI인프라’를 세우고 강원 동해에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조성을 준비하고 있다.

포항에서는 정책자금을 활용한 AI 데이터센터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지난달 한국성장금융은 총사업비 6000억원 규모의 포항 AI 전용 데이터센터를 지역활성화 투자펀드 제9호 프로젝트로 선정했다.

IB업계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아직 국내에서는 초기 단계지만 부동산 PF 가운데 기관투자가의 관심이 쏠리는 분야로 떠올랐다”며 “대기업의 개발 사업이 본격화하면 관련 금융 수요가 빠르게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