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NS 캡처
사진=SNS 캡처
'맥주 성지' 독일 현지의 열기와 정통 방식을 서울 도심으로 그대로 옮겨온 '옥토버페스트 서울 2026'이 지난 12일 막을 올렸다. 도이치옥토버페스트코리아와 오리지널비어컴퍼니(OBC)가 공동 주최하는 이번 축제는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 문화마당에서 열흘간 열린다.
영상=박상경 기자
영상=박상경 기자
주한독일대사관 공식 참여와 후원 속에 국내에서 처음으로 정통 세레모니를 갖춰 열린 만큼 개막 첫 주말부터 수많은 인파가 몰렸지만, 첫 회 행사인 데다 관람객이 일시에 집중된 개막 초기 현장 운영과 동선 관리 전반에서는 적지 않은 혼선이 노출됐다.

"O'zapft is!"…정통 세레모니로 연 축제의 서막

사진=박상경 기자
사진=박상경 기자
빅텐트 밖에서도 자유롭게 음식과 맥주를 먹으며 행사를 즐기는 모습. /사진=박상경 기자
빅텐트 밖에서도 자유롭게 음식과 맥주를 먹으며 행사를 즐기는 모습. /사진=박상경 기자
개막식은 오후 2시 문화마당 메인 행사장인 대형 실내 텐트(빅텐트)에서 30분간 진행됐다. 개최 선언과 내빈 소개, 축사에 이어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독일 정통 오크통 개통식이 펼쳐졌다. 주한독일대사를 대리해 참석한 부대사와 국내외 주요 내빈들은 무대 위 오크통을 함께 두드리며 "오크통이 열렸다"는 뜻의 바이에른 전통 구호 "오찹프트 이스(O'zapft is)!"를 외쳤다.
독일대사를 대리해 참석한 주한독일대사관 부대사와 국내외 주요 내빈들은 무대 위 오크통을 함께 두드리며
독일대사를 대리해 참석한 주한독일대사관 부대사와 국내외 주요 내빈들은 무대 위 오크통을 함께 두드리며 "오크통이 열렸다"는 뜻의 바이에른 전통 구호 "오찹프트 이스(O'zapft is)!"를 외쳤다. /사진=박상경 기자
첫 맥주잔이 전달된 후 이어진 합동 건배 제의와 축제 전통 건배가 '아인 프로지트(Ein Prosit)' 제창은 현장의 열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기념 촬영을 마친 내빈들은 빅텐트와 야외 비어가든, 문화 체험 공간인 독일 홍보관(T6)을 둘러보는 라운딩 투어로 개막 순서를 마쳤고, 무대에서는 독일 현지 정통 브라스 밴드의 흥겨운 라이브 공연이 이어지며 축제의 시작을 알렸다.

독일 10대 맥주와 식문화, 문화 체험 아우른 복합 콘텐츠

국내 수제맥주 브랜드 OBC. /사진=박상경 기자
국내 수제맥주 브랜드 OBC. /사진=박상경 기자
오는 21일까지 열리는 이번 축제는 파울라너, 크롬바커, 슈나이더, 벨텐부르거 등 독일 10대 맥주와 국내 수제맥주 브랜드 OBC가 라인업을 갖췄다. 독일 현지에서 전용 맥주잔을 직수송해 본토의 서빙 방식을 재현했으며 단체급식·외식 전문기업 아라마크가 슈바인스학센, 소시지, 슈니첼, 프레첼 등 정통 안주와 치킨 페어링을 제공한다.

메인 공간인 빅텐트는 매일 1부(낮 12시~오후 4시30분)와 2부(오후 5시30분~오후 10시)로 나뉘어 유료로 운영되며, 야외 비어가든은 낮 12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상시 개방된다. 이 밖에도 주말 동안 운영되는 T6 독일 홍보관에서는 주한독일대사관과 괴테인스티튜트(주한독일문화원), DAAD(주한독일고등교육진흥원) 등이 참여해 도서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세계적인 축구 명문 클럽 FC 바이에른 뮌헨의 팝업 부스에서는 서울 축제 한정판 협업 굿즈를 단독으로 공개해 볼거리를 더했다.

흥겨운 무대와 맥주 맛 뒤로…아쉬운 현장 관리

음식은 키오스크로 주문한다. /사진=박상경 기자
음식은 키오스크로 주문한다. /사진=박상경 기자
현장에서는 브라스 밴드의 라이브 연주가 빚어낸 특유의 축제 분위기와 현지에서 직수송한 전용 잔에 담긴 신선한 생맥주에 호응을 보내는 방문객들도 있었다. 프리미엄석을 이용했거나 비교적 여유로운 시간대에 찾은 이들은 높은 몰입감을 즐겼다. 한 방문객은 "소위 '맥주 마니아'만을 위한 자리가 아니라 일반인 누구나 부담 없이 먹고 마시며 독일 문화를 즐길 수 있는 대중 축제로는 적당했다"고 전했다.

다만 첫 회 행사인 만큼 현장 운영과 동선 관리에서는 아쉬움도 함께 노출됐다. 사전 예매로 입장 규모를 파악할 수 있었음에도 인력 배치와 통제 체계는 다소 느슨했다. 기자가 방문한 개막식 직후인 오후 2시 무렵부터 유료 메인 구역인 '빅텐트'의 출입 통제는 사실상 무너진 상태였다. 입장 팔찌를 확인하는 전담 인력이 자리를 비워 티켓 미소지자마저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을 정도로 경계가 모호했다.

식음료(F&B) 주문 창구에서는 키오스크 결제 줄과 음식 수령 줄이 한데 뒤엉키며 병목이 빚어졌다. 맥주 메뉴판 부재나 모바일 스마트 오더 시스템의 미비로 일부 피크 시간대에는 맥주 한 잔을 받기까지 오랜 시간을 대기해야 했다는 불만도 나왔다.

주류와 음식이 핵심인 대형 페스티벌일수록 F&B 공급 속도와 수령 동선 설계가 축제의 성패를 가르는 만큼, 독일의 전통 식문화와 우수한 맥주를 소개한다는 행사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축제 기간 현장 운영 체계 재정비가 필요해 보였다.

박상경 한경닷컴 기자 highse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