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 잡으면 카타르 수출량 2배 번다"…韓업계 '새 돈줄'
공기 중으로 버려지는 메탄을 틀어막으면 기후 대응을 넘어 막대한 양의 천연가스(LNG)를 새로 확보하는 경제적 이득을 거둘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한국은 탈탄소 전환 과정에서 천연가스 비중을 줄이겠다는 정책 기조에 갇혀 메탄 감축을 방치하다가, 자칫 글로벌 ‘청정 LNG’ 조달 경쟁에서 배제될 수 있다는 경고가 제기된다.

한양대 김진수 자원환경공학과 교수 연구팀과 기후변화재단(옛 기후변화센터)이 15일 국회세미나에서 발표할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 석유·가스 업계가 누출 방지 기술을 모두 적용할 경우 연간 카타르 가스 수출량의 두 배에 달하는 약 2000억㎥(200bcm)의 가스를 추가로 건져 올려 시장에 공급할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한국의 연간 천연가스 소비량(약 600억㎥)의 세 배가 넘는 규모다. 메탄은 천연가스의 주성분(80~90%)이기 때문에 생산과 운송 과정에서 누출을 잡는 것은 곧바로 내다 팔 수 있는 상품 가스를 회수하는 작업과 같다는 설명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바이오에너지를 포함한 전 세계 에너지 부문의 연간 메탄 배출량은 약 1억 5000만 톤이며, 이 중 화석연료 부문이 1억 2400만 톤(석유 4500만 톤, 석탄 4300만 톤, 천연가스 3600만 톤)을 차지한다. 가용 기술을 적용할 경우 이 중 약 70%(약 1억 톤)를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감축 잠재량 1억 톤 가운데 약 30%(약 3000만 톤 이상)는 새는 가스를 잡아 판매하는 수익이 설비 비용을 상쇄해 추가 비용이 들지 않는 ‘순비용 제로(net-zero cost)’ 영역으로 분류됐다. 반면 회수 가치보다 투자 비용이 더 많이 드는 나머지 70%(약 7000만 톤)는 요금기저 인정이나 세제 혜택 등 정책적 보전과 강력한 규제가 뒷받침돼야 줄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한국이 마주한 통상 규제 장벽이다. 유럽연합(EU)은 2027년부터 역내로 수입되는 모든 천연가스에 대해 생산·운송 과정의 메탄 누출 탐지 및 보수(LDAR), 실측 기반 배출량 측정·보고·검증(MRV) 동등성을 입증하도록 의무화했다. 이를 위반하면 기업 연간 매출의 최대 20%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받을 수 있다. 그러나 유엔환경계획(UNEP) 등이 주도하는 글로벌 메탄 표준 보고 체계인 ‘OGMP 2.0’에 가입한 전 세계 161개사 중 한국가스공사, SK E&S 등 한국 기업은 단 한 곳도 없다.

한국이 메탄 관리에 뒤처진 근본 원인으로는 경직된 탈탄소 정책이 지목된다. 탄소중립 시나리오상 장기적으로 천연가스 소비를 줄여야 한다는 기조 탓에 정부와 에너지 업계 모두 대규모 설비 투자와 제도 개선을 꺼리고 있다는 비판이다.

김 교수는 "글로벌 주요국은 천연가스를 장기간 필수 연료로 쓸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캐나다 등에서 메탄 누출을 원천 차단해 생산한 '깨끗한 LNG'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반면 한국은 가스 축소 기조 탓에 투자비 회수 기간(10~15년)을 고려해야 하는 사업자나 정부 모두 메탄 설비 투자를 주저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가스공사 입장에선 당장 단가가 저렴한 LNG 조달이 우선이라 추가 조건이 붙는 청정 LNG 도입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대로 방치하면 일본 등 경쟁국에 깨끗한 LNG 물량을 선점당해 향후 통상과 수급 양면에서 불이익을 떠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 일본은 정부와 대형 구매자 연합이 주도하는 'CLEAN 이니셔티브'를 통해 수입 프로젝트별 메탄 배출 데이터를 선제적으로 확보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가스 요금 체계를 손질해 기업의 초기 투자 부담을 덜어주는 '비용 내재화' 장치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가스공사의 인수기지 및 송배관 측정·보수 투자는 도매 가스요금 원가(요금기저)로 인정해주고, 지역 도시가스사의 노후 배관 교체 및 점검 비용은 지자체 소매공급비용에 공식 산입해 회수 통로를 열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동시에 누출을 막아 회수한 메탄의 재판매 수익을 해당 기업에 귀속시켜 자발적인 설비 개선을 유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