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열린 제83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영화 '가능한 사랑'으로 은사자상(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한 이창동 감독이 트로피를 들어 보이고 있다. EPA 연합.
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열린 제83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영화 '가능한 사랑'으로 은사자상(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한 이창동 감독이 트로피를 들어 보이고 있다. EPA 연합.
이창동 감독의 신작 《가능한 사랑(Possible Love)》이 제83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했다.

베니스국제영화제는 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네치아 리도에서 열린 폐막식에서 《가능한 사랑》을 은사자상 - 심사위원 대상 수상작으로 발표했다.

이 감독은 수상 직후 “이 영화에 생명력을 준 전도연, 설경구, 조인성, 조여정 네 분에게 감사드린다. 이 상은 여러분들의 것”이라며 네 명의 주연 배우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이어 “노동이 사라져 가는 시대에,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끊어져 가는 시대에 영화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영화가 무엇을 해야만 하는지 질문하기 위해서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창동 감독은 그동안 칸국제영화제와 베니스국제영화제를 비롯한 세계 주요 영화제에서 작품 세계를 인정받아왔다.

이창동 감독에게 베니스는 각별한 인연이 있는 영화제다. 2002년 《오아시스》로 제59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했고, 당시 주연을 맡은 문소리도 이 작품으로 신예 배우에게 주어지는 마르첼로 마스트로야니상을 받았다.

이번 수상으로 이창동 감독은 2002년 《오아시스》 감독상 이후 24년 만에 베니스에서 다시 트로피를 품에 안게 됐다. 한국영화가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받은 것은 2012년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 이후 두 번째다. 이 감독 개인으로서는 베니스 감독상과 칸 각본상에 이어 세계 주요 영화제에서 또 하나의 최고 영예를 추가하게 됐다.
이창동 감독(왼쪽부터)과 배우 설경구, 전도연, 조여정, 조인성이 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열린 제83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 '가능한 사랑'의 프리미어에 참석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창동 감독(왼쪽부터)과 배우 설경구, 전도연, 조여정, 조인성이 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열린 제83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 '가능한 사랑'의 프리미어에 참석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가능한 사랑》은 이창동 감독이 《버닝》(2018) 이후 8년 만에 선보인 장편영화다. 해고 노동자와 그의 아내, 노동자들의 삶을 다큐멘터리로 만들려는 감독과 그의 남편 등 서로 다른 계층에 속한 두 부부가 영화 제작을 계기로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전도연, 설경구, 조인성, 조여정이 출연했다.

앞서 《가능한 사랑》은 공식 시상식을 하루 앞두고 국제영화비평가연맹(FIPRESCI)이 선정하는 국제비평가상(FIPRESCI Prize)도 수상했다. 세계 각국의 영화평론가와 영화 저널리스트들로 구성된 FIPRESCI 심사위원단은 작품이 사회적 격차와 착취, 사랑과 욕망, 이야기의 소유권과 윤리 등을 탐구한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국제 평단의 선택에 이어 베니스영화제 공식 심사위원단의 선택까지 받은 셈이다.

올해 베니스 본경쟁 심사는 배우 겸 감독 매기 질렌할이 심사위원장을 맡았다.

1932년 시작된 베니스국제영화제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국제영화제로, 칸·베를린과 함께 세계 3대 영화제로 꼽힌다. 올해 제83회 영화제는 지난 2일부터 12일까지 베네치아 리도에서 열렸다.

아래는
제83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주요 수상작

황금사자상(Golden Lion for Best Film)
《우먼 언노운(Kvinde Ukendt / Woman Unknown)》— 마이 엘투키

은사자상 심사위원대상(Silver Lion – Grand Jury Prize)
《가능한 사랑(Ga-neung-han sa-rang / Possible Love)》 — 이창동

은사자상 감독상(Silver Lion – Award for Best Director)
《다우(Dau)》 — 일리야 흐르자노프스키

볼피컵 여우주연상(Coppa Volpi for Best Actress)
《우먼 언노운(Kvinde Ukendt / Woman Unknown)》 마틸드 아르셀

볼피컵 남우주연상(Coppa Volpi for Best Actor)
《와일드 호스 나인(Wild Horse Nine)》 존 말코비치

심사위원특별상(Special Jury Prize)
《나자(NAZA)》 — 유발 아브라함·레이철 조르

각본상(Award for Best Screenplay)
《앙 봉 프티 솔다(Un bon petit soldat)》 — 스테판 브리제

마르첼로 마스트로야니상(Marcello Mastroianni Award)
《15/18(A Place to Heal)》 말로우 케비지

오리종티(Orizzonti) 부문

작품상: 《다이앤 인 더 루프(Diane in the Loop)》 — 안 시로, 라파엘 발보니 감독

감독상: 자클린 렌추 — 《어 데이 인 더 라이프 오브 조: 챕터 페드라(A Day in the Life of Jo: Chapter Phaedra)》

심사위원특별상: 《하우스 오브 더 윈드(House of the Wind)》 — 오귀스트 베르나르 쿠에모 얀구 감독

남자연기상: 리카르도 스카마르치오 — 《더 칠드런 오브 더 몽키(The Children of the Monkey)》

여자연기상: 라레 마르즈반 — 《폴링 하우스(Falling House)》

각본상: 톰마소 란두치·다미아노 펨페르트 — 《더 칠드런 오브 더 몽키(The Children of the Monkey)》

단편영화상: 《켈크 앵스탕 드 보뇌르(Quelques instants de bonheur)》 — 샤덴 사피에딘 타지 감독

오리종티는 새로운 영화적 경향과 표현 방식에 주목하는 베니스영화제의 공식 경쟁부문으로, 본경쟁과 별도로 심사와 시상이 이뤄진다.

베니스=김은진 아르떼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