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가 3조원 규모 유상증자 과정에서 금융감독원의 정정신고서 제출 요구 없이 사실상 심사 고비를 넘겼다. 한화솔루션 등 대규모 유상증자에 나선 기업들이 잇따라 금감원의 정정 요구를 받아 발행 규모와 일정을 변경한 것과 비교된다.

삼성바이오 3조 유상증자…금감원 심사 문턱 넘었다
1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난달 28일 제출한 3조9억원 규모 유상증자 증권신고서에 대해 별도의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신고서는 예정대로 12일부터 효력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신주 227만 주를 주당 132만2000원에 발행할 예정이다. 조달 자금 가운데 2조7062억원은 글로벌 펩타이드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폴리펩타이드그룹 인수에 사용하고, 2948억원은 인천 송도 제2바이오캠퍼스 증설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최근 금감원이 대규모 유상증자 심사를 강화한 점을 고려하면 심사를 순탄하게 통과했다는 평가다. 한화솔루션은 올해 2조4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했다가 금감원으로부터 두 차례 정정 요구를 받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유상증자 계획 규모도 1조7000억원으로 축소됐다.

시장에서는 삼성 계열사의 과거 유상증자 이후 주가 흐름을 주목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2년 3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당시 확정 발행가격은 주당 63만9000원이지만 이날 삼성바이오로직스 종가는 141만5000원이다. 2022년 유상증자 발행가격과 비교하면 121.4% 높은 수준이다.

삼성중공업은 상승 폭이 더 크다. 삼성중공업은 2021년 2억5000만 주의 신주를 주당 5130원에 발행해 1조2825억원을 조달했다. 이날 삼성중공업 주가는 2만1400원으로 유상증자 발행가보다 317.2% 높다.

지난해 대규모 유상증자에 나선 삼성SDI 주가도 발행가를 크게 웃돌았다. 삼성SDI는 지난해 5월 1조6549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이날 종가는 54만5000원으로 발행가 대비 289.3% 높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 향방은 신사업의 성장세에 달려 있다. 대규모 유상증자에 따른 주당순이익(EPS) 희석을 상쇄할 만큼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지가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DS투자증권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관련해 “펩타이드 생산시설 투자와 고마진 항체약물접합체(ADC) 등 신사업이 얼마나 빨리 본궤도에 오르는지가 기업가치 재평가의 핵심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