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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kg 찌며 쓴 피자 백서"…피자에 '진심'인 이 회사 직원들 [씬메이커]
만두·두부·빵·버거 이어 다섯 번째 '푸드디깅북' 펴낸 사내 원정대
치즈 바이어 등 임직원 5명 1년여간 전국 130여 곳 리스트 추려 현장 탐색
치즈 바이어 등 임직원 5명 1년여간 전국 130여 곳 리스트 추려 현장 탐색
삼성웰스토리가 최근 출간한 푸드디깅북의 다섯 번째 시리즈 '피자 원정대'의 집필진으로 참여한 이민섭 프로(MD·바이어)의 소회다. 2024년 만두를 시작으로 두부, 빵, 버거에 이어 이번에는 도우와 치즈, 올리브오일 등 서양 식재료의 정수가 집약된 '피자'를 파고들었다.
삼성웰스토리가 피자에 주목한 이유는 급변하는 기업간거래(B2B) 식음 시장 흐름 때문이다. 국내 수입가공식품 시장에서 양식 식자재 규모는 약 5조6000억원으로 전체의 35%를 차지하는 최대 품목이다. 삼성웰스토리의 양식 식자재 매입 규모 역시 최근 3년간 연평균 7%씩 성장했다. 외식 프랜차이즈와 단체급식 현장에서 양식 메뉴 수요가 늘어난 만큼, 고품질 원료 소싱 역량이 핵심 경쟁력으로 떠올랐다.
책에는 국내에 사각형 디트로이트 피자를 대중화한 '모터시티'의 차별화 전략과 고추장 버터, 잠봉을 접목해 화제를 모은 'ebt피자' 등 외식업계를 선도하는 브랜드들의 생생한 인터뷰가 실렸다. 미국 포드 자동차 부품 트레이에서 유래한 사각 강철 틀로 가장자리를 캐러멜라이징하는 모터시티의 굽기 방식부터, 정통 화덕피자에 독창적인 퓨전 식재료를 더한 ebt피자의 레시피 개발 비화까지 세밀하게 담아냈다.
현장 취재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이 프로는 "업무와 집필을 병행해야 하는 부담도 컸고, 제일 많이 다닐 때는 일주일에 세 번도 피자집을 찾다 보니 몸무게가 5kg이나 불었다"며 웃었다.
피자에 대한 개인적인 고정관념과 입맛의 지형이 바뀐 순간도 있었다. 이 프로는 "원래는 진한 토핑과 치즈가 듬뿍 올라간 미국식 피자를 선호하는 편이었다"며 "하지만 일산의 '포폴로피자'처럼 나폴리 피자 본연의 발효 도우와 재료 간 담백한 조화를 구현한 화덕피자의 정수를 마주하며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털어놨다. 여기에 더해 "평소 기름지다고만 여겼던 팬피자의 인식을 단번에 깨뜨린 숨은 고수들의 가게까지 경험하면서, 피자라는 요리의 스펙트럼이 얼마나 넓고 깊은지 절감했다"고 덧붙였다.
국내 피자 문화의 성숙도 역시 글로벌 수준에 근접했다는 평가다. 이 프로는 "일본은 일찍이 나폴리피자협회(AVPN) 등 정통 인증 제도를 도입하고, 프랜차이즈보다 개인 피제리아 중심의 장인 문화가 자리 잡으며 '아시아 50대 피자' 리스트를 휩쓸어 왔다"며 "오랫동안 국내 업계도 일본을 벤치마킹 대상으로 바라봤지만, 지금의 한국 피자는 세계적인 수준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번 책의 말미에는 2023년 세계 나폴리 피자 대회 STG 부문 챔피언인 유준환 포폴로피자 오너 셰프를 비롯해 이영우 스파카나폴리 셰프, 이진형 핏제리아오 셰프 등 한국을 대표하는 피자이올로들의 추천사가 나란히 실렸다.
푸드디깅을 통해 축적한 식재료 전문성은 외식 고객사와의 다양한 협업 모델로도 확장된다. 독창적인 레터링 피자와 쿼터 피자로 젊은 층을 사로잡은 '플롭(PLOP)'의 시그니처 메뉴를 밀키트로 상품화해 판로 확장을 돕는 등 현장 맞춤형 솔루션을 다각도로 시도하는 식이다. 또한 삼성웰스토리는 독점 공급 중인 이탈리아 브랜드 '비토(Vitto)'의 토마토소스와 발사믹 크림, 올리브오일 등의 특성을 책에 상세히 수록해 외식업주들이 메뉴 개발에 즉시 참고할 수 있도록 했다.
이 프로는 "현장에서 만난 사장님들은 어떻게 하면 더 많은 고객이 피자를 친근하게 찾을 수 있을지, 좋은 식재료를 부담 없는 원가에 들여와 매력적인 신메뉴로 풀어낼 수 있을지 깊이 고심하고 있었다"며 "우리가 발로 뛰며 체득한 식재료 인사이트와 솔루션을 통해 단순 단가 경쟁을 넘어 사장님들의 갈증을 함께 푸는 든든한 파트너가 되는 것이 푸드디깅의 궁극적인 지향점"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박상경 한경닷컴 기자 highse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