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공황기 한 가족의 절망과 희망을 다룬 테네시 윌리엄스의 대표작 연극 ‘유리동물원’이 무대에 오른다.
서울 예술의전당은 ‘토월정통연극’ 시리즈의 일환으로 오는 10월 17일부터 11월 22일까지 CJ토월극장에서 연극 ‘유리동물원’을 공연한다고 8일 밝혔다. 작품은 1930년대 미국 세인트루이스의 한 허름한 아파트를 배경으로 가족과 개인,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간군상을 섬세하게 그려낸 명작이다.
이날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신유청 연출(사진)은 “한 작은 가정의 이야기이지만, 오늘날에도 통용될 수 있는 인류 보편의 삶이 담겨 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극은 남편에게 버림받은 뒤 화려했던 과거에 사로잡혀 사는 어머니 ‘아만다’와 각자의 방식으로 현실을 도피하는 두 자녀의 이야기를 다룬다. 시인을 꿈꾸며 구두 창고에서 일하는 아들 ‘톰’, 몸이 불편해 유리 인형 수집에만 몰두하는 딸 ‘로라’가 주인공이다. 딸의 미래를 염려한 아만다의 재촉으로 톰이 직장 동료 ‘짐’을 집으로 초대하면서, 가족이 고수해 온 희망과 환상은 서서히 균열을 맞이하게 된다.
이번 프로덕션은 비극적 서사 속에서도 ‘치유와 희망’에 무게를 뒀다. 신 연출은 “비참함과 고난 속에서도 상처가 깨진 사이로 빛이 들어오는 법”이라며 “무너진 현실 속에서도 사랑이라는 싹이 틀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하고 싶다”고 전했다.
화려한 캐스팅도 눈길을 끈다. 집안의 가장이자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방황하는 어머니 아만다 역은 배우 김성령과 최정원이 더블 캐스팅됐다. 아들 톰 역은 장승조·권율·김경남이, 딸 로라 역은 정운선·정새별·임세미가 나눈다. 짐 역에는 문유강·배훈·최정우가 이름을 올렸다. 톰 역을 맡은 배우 장승조는 “무대 위 가족을 통해 관객들 역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