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TG-C 미국 임상 3상 결과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응답 하고 있는 (왼쪽부터) 코오롱 티슈진 노문종·전승호 공동대표와 앤디 웨이먼 CMO. / 사진=연합뉴스
지난 7월 TG-C 미국 임상 3상 결과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응답 하고 있는 (왼쪽부터) 코오롱 티슈진 노문종·전승호 공동대표와 앤디 웨이먼 CMO. / 사진=연합뉴스
제약바이오업계에선 지난 7월 공개된 코오롱티슈진의 골관절염 세포·유전자치료제(CGT) 후보물질 ‘TG-C’ 첫 번째 미국 임상 3상 결과는 신약 개발이 얼마나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 보여준 대표적 사례로 꼽는다. 당시 발표에 따르면 TG-C 투여군에서 통증 완화 및 기능 개선이 확인됐지만, 위약군에서도 비슷한 효과가 나와 ‘통계적 유의성’을 입증하지 못했다.

골관절염 환자의 60%는 무릎 환자인데, 무릎 연골에는 신경과 혈관이 없어 주로 통증을 통해 질환을 알게된다. 환자의 통증과 관절 기능 등이 임상에서 주요 평가지표가 된 이유다. 그런 만큼 환자의 ‘주관적 평가’에 평가 결과가 달라질 수 있고, 환자의 당일 컨디션도 평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구조다.

객관적 수치로 효과 여부를 증명할 수 있는 당뇨나 고혈압과는 다르다는 얘기다. 무릎 연골 기능 평가 역시 통증이 줄어들면 오래 걷는 식으로 통증 정도에 따른 종속 변수 측면이 크다. 임상시험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일정 기간 경과 후 자기공명영상(MRI)을 촬영해 연골 변화를 평가하기도 하지만, 이 역시 완벽하지 않다고 의료계는 설명한다. 골관절염의 ‘치료 효과’를 입증할 수 있는 객관적 임상 지표가 부족하다는 의미다.

개발 성공하면 대박…'블록버스터 신약' 등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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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G-C에 대한 낙관과 비관이 엇갈리는 부분도 바로 이 지점이다. 골관절염은 연골 손상 정도에 따라 1~4단계로 구분한다. 4단계까지 진행되면 인공관절 치환술 수술을 받는 경우가 많다. 인공관절 수명이 제한적이라 50~60대에 수술을 받고 이후 재수술까지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하지만 고령의 나이로 재수술하면 뼈 상태가 악화한 경우가 많아 부담이 크다. 때문에 가급적 첫 수술 시기를 늦추고 가능한 재수술도 피한다.

의료 현장에선 근본적인 골관절염 치료제(DMOAD)가 없는 탓에 통증을 일시 완화하는 정도의 치료에 주력한다. 남유준 입셀 부사장은 “코오롱티슈진의 임상 결과에 기대가 컸던 것은 골관절염 DMOAD가 없기 때문”이라며 “연골 재생이나 질환 진행을 억제하는 DMOAD가 나오면 시장성이 크기 때문에 여러 제약사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DMOAD 개발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오롱티슈진이 30년 가까이 천문학적 비용을 들여 TG-C 개발에 나선 것도 이런 배경이 깔려있다. 상용화에 성공하면 골관절염 치료제 시장을 완전히 뒤엎는 ‘게임체인저’이자 ‘블록버스터’가 될 수 있어서다.

"진통제와 다를 게 뭐냐" 효과 입증 회의론도

골관절염 DMOAD의 명확한 효과 입증이 어렵다는 건 TG-C에 대한 회의론의 배경이 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대 교수는 “소염진통제만으로도 통증을 줄이고 기능을 개선할 수 있다”면서 “CGT 개발은 통증 완화를 넘어 연골이 파괴되는 것을 막거나 이미 손상된 연골의 재생을 유도하는 게 궁극적 목표인 만큼 연골 보존 및 재생 가능성을 보여줘야 한다”고 짚었다.

이런 점에서 TG-C 미국 임상 3상이 통증 개선 효과란 첫 관문도 넘지 못했다는 건 코오롱티슈진 입장에선 부담이 되는 대목이다. 이후 임상에서 연골 보존 효과가 증명돼도 환자가 느끼는 통증 및 기능에서 위약과 별 차이가 없다면 실질적 치료 효과를 낸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을 이겨내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CGT의 가격이 비싼 것도 걸림돌이다. 단순 통증 및 기능 개선만으론 상업적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 1차로 통증·기능 개선 효과를 내고, 추가로 연골 보존 또는 재생을 입증해야 하는 두 관문을 모두 통과해야 신약으로 가치가 있다. 한 의대 교수는 “이번 발표의 통증 개선 효과 입증 실패를 뒤집으려면 연골 재생 등에 관련한 MRI 결과가 월등하게 좋게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GlobalData, Osteoarthritis: Epidemiology Forecast to 2031'(2022년 기준)
출처='GlobalData, Osteoarthritis: Epidemiology Forecast to 2031'(2022년 기준)

12월 '두 번째 美 임상 3상 결과' 발표에 사활

그 사이 코오롱티슈진 주가는 크게 요동쳤다. 최근 1년새 최고가 14만9000원까지 올라갔다가 미국 임상 3상 첫 번째 결과 발표 직후엔 1만1470원까지 폭락했다. 하지만 오는 12월로 예정된 두 번째 임상 3상 결과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나면서 최저가 대비 50% 넘게 반등했다(7일 종가 기준 1만7420원).

관건은 코오롱티슈진이 외부 임상시험수탁기관(CRO)에 맡긴 두 번째 임상 3상 결과다. 남유준 부사장은 “첫 번째 결과와 달리 통계적 유의성을 입증해도 왜 서로 다른 결과가 나왔는지 미 식품의약국(FDA)이 추가 자료를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코오롱티슈진은 두 번째 임상 3상에선 효과를 입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퍼스트 무버’에 뒤따르는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연구개발(R&D) 투자를 계속해 신뢰를 회복하는 정공법으로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코오롱티슈진 관계자는 “수술 외엔 근본적 치료법이 없는 골관절염 치료제 시장에서 이미 한국 임상 3상을 마치고 한때 품목 허가도 받은 TG-C는 여전히 가장 유력한 신약 후보로 평가받는다”고 강조했다.

김봉구/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