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작가 등용문' 37년 역사 금호미술관...내년 7월 문닫는다
'한국 미술 1번지' 삼청동 일대의 터줏대감인 금호미술관이 내년 7월 문을 닫는다. 1989년 금호갤러리로 출발한 지 37년 만의 폐관 결정이다.

미술관을 운영하는 금호문화재단 관계자는 5일 "금호미술관 운영을 비롯한 미술 사업을 내년 7월 모두 종료할 계획"이라며 "클래식 음악가 발굴과 육성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재단 경영 악화로 인해 '선택과 집중'을 피할 수 없게 되자 음악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금호미술관 폐관 전까지 예정된 전시와 프로그램은 정상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미술관의 전신인 금호갤러리는 1989년 서울 관훈동에 문을 열었다. 개관 때부터 젊은 작가들의 실험적인 작품을 소개하며 미술계의 주목을 받았다. 1996년에는 경복궁 앞 사간동에 지하 3층, 지상 4층 건물을 신축해 이전하면서 미술관으로 변신했다. 2004년 시작한 '금호영아티스트'는 젊고 유망한 미술가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한국 미술을 대표하는 '신진 작가 등용문' 중 하나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2019년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경영난을 겪으면서 미술관의 뿌리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누나로 개관 때부터 미술관을 이끈 박강자 관장은 그해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후 관장 자리는 지금까지 공석이다. 2020년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사실상 해체되는 과정에서 미술관 조직도 줄었다. 재단 살림도 계속 적자였다.

현재 금호미술관 건물은 향후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 미술 사업 중단으로 여력을 확보한 금호문화재단은 금호영재콘서트를 비롯해 고악기를 무상 대여하는 금호악기은행, 금호솔로이스츠, 금호매니지먼트스쿨 등 음악 지원 사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