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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보호하려면 데이터센터를 더 많이 지어라 [이번주 WSJ]
지난 1년 동안 인공지능(AI)에 대한 반대 여론은 더욱 거세졌다. 미국인의 과반수는 AI가 일자리를 없앨 것을 우려하고, AI가 만들어내는 정보를 신뢰하지 않으며, 기술업계 지도자들이 이 기술을 책임감 있게 개발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의심하고 있다. 이런 반대 여론은 특히 데이터센터를 둘러싼 환경파괴 우려를 중심으로 구체화하고 있다. 미국인의 70% 이상이 데이터센터 건설에 반대한다. 퓨리서치센터 조사에서는 데이터센터가 환경에 좋다고 답한 미국인보다 환경에 나쁘다고 답한 미국인이 10배나 많았다.
환경운동 진영도 이런 흐름에 올라탔다. 미국 국립야생동물연맹(National Wildlife Federation)은 AI 붐을 “환경 정의의 위기”라고 부른다. 선라이즈 무브먼트(Sunrise Movement) 소속 학생 활동가들은 지난달 워싱턴에 있는 오픈AI의 로비 사무실에 들이닥쳐 AI가 자신들의 취업 전망과 깨끗한 식수에 대한 접근을 위협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AI가 오히려 더 나은 환경으로 가는 열쇠를 쥐고 있다면 어떨까? 데이터센터를 둘러싼 우려는 물 사용량, 수질, 전기요금, 그리고 그나마 조금 더 신빙성이 있는 단기적인 탄소 배출 증가에 관한 의심스러운 주장들에 집중돼 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이 지닌 환경적 가능성은 간과되고 있다. AI와 데이터센터 확충은 전력망을 더 깨끗하게 만들고, 수질과 물 사용 효율을 개선하며, 지구에 가하는 부담을 줄여줄 기술의 발전을 가속할 수 있는 한 세대에 한 번 올 법한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대형 클라우드·기술기업들이 앞다퉈 데이터센터를 짓고 있고, 이를 가동하기 위해 탄소를 배출하는 천연가스, 때로는 석탄까지 사용하고 있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역사적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 청정 전력 생산 기술의 보급도 빨라졌다. 미국에서 1960~70년대 원자력 발전의 황금기가 열렸던 것도 전후 시기 전력망이 급속히 확대된 데 대한 대응이었다. 지난 15년 동안 중국, 인도와 다른 개발도상국들의 전력망이 빠르게 확장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태양광, 풍력, 배터리 도입도 폭발적으로 늘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미국의 데이터센터 확충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더구나 AI의 전력 수요가 지닌 경제적 특성은 독특하며, 핵심 청정에너지 기술의 상용화에 유리하다. 데이터센터에는 24시간 내내 대규모 전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발전원이 특히 높은 가치를 지닌다. 데이터센터 개발업체는 높은 전기요금을 감당할 수 있는 독특한 위치에 있다.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을 소비하지만, 그 전력 비용은 대형 데이터센터 전체의 자본비용과 운영비용에서 비교적 작은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대형 데이터센터 비용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최첨단 AI 연산용 투자의 상당 부분은 불과 몇 년 안에 감가상각된다. 따라서 값비싼 고성능 칩에 지속해서 전력을 공급해 항상 가동되게 하는 것은 경제적으로 꼭 필요한 일이 된다.
대형 클라우드·기술기업들은 현재 천연가스 발전을 대규모로 도입하고 있다. 데이터센터가 요구하는 까다로운 안정성 요건을 충족할 수 있는 기술이 사실상 이것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규 복합화력 천연가스 발전소 주문은 이미 밀려 있고, 앞으로 천연가스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볼 만한 충분한 이유도 있다. 그 결과 대형 기술기업들은 차세대 원자력, 아직 초기 단계인 지열발전, 그리고 발생한 탄소를 포집하는 천연가스 발전소에 대규모 투자를 약속하고 있다. 막대한 규모의 데이터센터 건설은 세계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필요로 하는 청정하고 안정적이며 저탄소인 전력 생산 기술을 상용화하는 결정적 기반이 될 수도 있다.
AI 혁명을 이끄는 연산 능력의 혁명은 환경 기술 혁신도 가속할 가능성을 품고 있다. 핵융합 원자로 내부의 초고온 플라스마 거동을 모델링하는 것에서부터, 폐수를 저렴하게 정화해 재사용할 수 있도록 더 나은 분리막을 개발하는 것, 전기를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고성능 컴퓨터 칩을 설계하는 것에 이르기까지 AI 혁명은 이미 청정기술 혁명의 씨앗을 뿌리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데이터센터나 전력 생산이 에너지와 물에 미치는 영향에만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저렴하면서도 먹기 좋은 배양육, 환경에 미치는 충격을 줄이는 정밀농업, 효율성이 극도로 높은 제트엔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
AI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든 지구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은 데이터센터 때문에 미국 내 탄소 배출이 단기적으로 잠깐 늘어나는 현상이나, 아무리 큰 데이터센터라 해도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토지와 물 사용량이 아니다. 지구의 미래를 결정할 것은 80억 인구가 필요로 하는 식량과 에너지, 물을 공급하기 위해 세계가 얼마나 빠르게 청정기술을 개발하느냐이다. 우리는 이 기회를 그냥 흘려보내서는 안 된다.
*필자인 노드 하우스 씨는 브레이크 스루 연구소(Breakthrough Institute) 소장이다.
정리=김주완 기자
환경운동 진영도 이런 흐름에 올라탔다. 미국 국립야생동물연맹(National Wildlife Federation)은 AI 붐을 “환경 정의의 위기”라고 부른다. 선라이즈 무브먼트(Sunrise Movement) 소속 학생 활동가들은 지난달 워싱턴에 있는 오픈AI의 로비 사무실에 들이닥쳐 AI가 자신들의 취업 전망과 깨끗한 식수에 대한 접근을 위협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AI가 오히려 더 나은 환경으로 가는 열쇠를 쥐고 있다면 어떨까? 데이터센터를 둘러싼 우려는 물 사용량, 수질, 전기요금, 그리고 그나마 조금 더 신빙성이 있는 단기적인 탄소 배출 증가에 관한 의심스러운 주장들에 집중돼 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이 지닌 환경적 가능성은 간과되고 있다. AI와 데이터센터 확충은 전력망을 더 깨끗하게 만들고, 수질과 물 사용 효율을 개선하며, 지구에 가하는 부담을 줄여줄 기술의 발전을 가속할 수 있는 한 세대에 한 번 올 법한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대형 클라우드·기술기업들이 앞다퉈 데이터센터를 짓고 있고, 이를 가동하기 위해 탄소를 배출하는 천연가스, 때로는 석탄까지 사용하고 있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역사적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 청정 전력 생산 기술의 보급도 빨라졌다. 미국에서 1960~70년대 원자력 발전의 황금기가 열렸던 것도 전후 시기 전력망이 급속히 확대된 데 대한 대응이었다. 지난 15년 동안 중국, 인도와 다른 개발도상국들의 전력망이 빠르게 확장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태양광, 풍력, 배터리 도입도 폭발적으로 늘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미국의 데이터센터 확충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더구나 AI의 전력 수요가 지닌 경제적 특성은 독특하며, 핵심 청정에너지 기술의 상용화에 유리하다. 데이터센터에는 24시간 내내 대규모 전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발전원이 특히 높은 가치를 지닌다. 데이터센터 개발업체는 높은 전기요금을 감당할 수 있는 독특한 위치에 있다.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을 소비하지만, 그 전력 비용은 대형 데이터센터 전체의 자본비용과 운영비용에서 비교적 작은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대형 데이터센터 비용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최첨단 AI 연산용 투자의 상당 부분은 불과 몇 년 안에 감가상각된다. 따라서 값비싼 고성능 칩에 지속해서 전력을 공급해 항상 가동되게 하는 것은 경제적으로 꼭 필요한 일이 된다.
대형 클라우드·기술기업들은 현재 천연가스 발전을 대규모로 도입하고 있다. 데이터센터가 요구하는 까다로운 안정성 요건을 충족할 수 있는 기술이 사실상 이것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규 복합화력 천연가스 발전소 주문은 이미 밀려 있고, 앞으로 천연가스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볼 만한 충분한 이유도 있다. 그 결과 대형 기술기업들은 차세대 원자력, 아직 초기 단계인 지열발전, 그리고 발생한 탄소를 포집하는 천연가스 발전소에 대규모 투자를 약속하고 있다. 막대한 규모의 데이터센터 건설은 세계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필요로 하는 청정하고 안정적이며 저탄소인 전력 생산 기술을 상용화하는 결정적 기반이 될 수도 있다.
AI 혁명을 이끄는 연산 능력의 혁명은 환경 기술 혁신도 가속할 가능성을 품고 있다. 핵융합 원자로 내부의 초고온 플라스마 거동을 모델링하는 것에서부터, 폐수를 저렴하게 정화해 재사용할 수 있도록 더 나은 분리막을 개발하는 것, 전기를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고성능 컴퓨터 칩을 설계하는 것에 이르기까지 AI 혁명은 이미 청정기술 혁명의 씨앗을 뿌리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데이터센터나 전력 생산이 에너지와 물에 미치는 영향에만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저렴하면서도 먹기 좋은 배양육, 환경에 미치는 충격을 줄이는 정밀농업, 효율성이 극도로 높은 제트엔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
AI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든 지구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은 데이터센터 때문에 미국 내 탄소 배출이 단기적으로 잠깐 늘어나는 현상이나, 아무리 큰 데이터센터라 해도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토지와 물 사용량이 아니다. 지구의 미래를 결정할 것은 80억 인구가 필요로 하는 식량과 에너지, 물을 공급하기 위해 세계가 얼마나 빠르게 청정기술을 개발하느냐이다. 우리는 이 기회를 그냥 흘려보내서는 안 된다.
*필자인 노드 하우스 씨는 브레이크 스루 연구소(Breakthrough Institute) 소장이다.
정리=김주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