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P
사진=AP
누가 이런 결과를 예상했겠는가? 메타는 지난 26일 소셜미디어가 청소년에게 끼친 피해를 둘러싸고 48개 주 법무장관이 제기한 소송을 해결하기 위해 플랫폼 개선 조치와 함께 180억달러를 지급하는 합의에 동의했다. 소송으로 공공정책을 만드는 것은 이상적이지 않다. 하지만 이번 합의는 청소년에게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번 합의는 4개 주가 참여한 선도 재판, 즉 향후 유사 소송의 향방을 가늠할 재판이 연방법원에서 진행되는 가운데 나왔다. 주 법무장관들은 메타가 청소년 정신질환의 광범위한 확산을 부추기면서도 자사 플랫폼의 유해성에 관해 대중을 오도했다고 주장했다. 메타의 여러 기능이 강박적인 이용과 부모의 통제 회피를 조장했다는 것이다.

올 여름 이들 4개 주 법무장관은 손해 배상액이 최대 1조4000억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후 요구액을 약 2000억달러로 낮췄지만, 이 역시 메타가 지난해 거둔 이익의 세 배를 넘는다. 그런데 왜 거의 모든 주가 이보다 훨씬 적은 금액에 합의했을까?

한 가지 이유는 법무장관들이 재판에서 승소하더라도 그들의 법적 논리가 항소심에서 취약할 수 있다는 점이다. 소송은 수년간 이어졌을 것이다. 이번 재판을 맡은 연방판사는 이미 일부 청구를 기각했다. 이용자가 게시한 콘텐츠에 대한 플랫폼의 법적 책임을 제한하는 통신품위법 230조 때문이었다.

합의의 장점은 주 정부들이 사용처에 거의 제약이 없는 돈을 신속하게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번 합의에는 법무장관들이 법원 명령으로 얻어낼 수 있었던 범위를 넘어서는 플랫폼 개선 조치도 포함됐다.

구체적으로 청소년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하루 합산 이용 시간을 기본 2시간으로 제한하고, 부모의 허락이 있어야 이를 해제할 수 있도록 한다.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는 앱 이용을 차단하고, 오전 8시부터 오후 3시까지는 알림을 음소거한다. 청소년이 자동 재생과 알고리즘 추천 피드를 끌 수 있도록 선택권을 제공하고, 청소년 게시물에 달리는 ‘좋아요’ 수도 숨긴다. 이런 변화는 법무장관들의 핵심 문제 제기에 대응한다. 법원이 230조를 근거로 기각했던 주장과 관련된 사안도 포함돼 있다.

메타의 합의금은 협약에 서명한 주들에 10년에 걸쳐 매년 분할 지급된다. 다만 180억달러 가운데 30%인 53억달러는 조건부다. 유튜브와 틱톡이 청소년의 하루 이용 시간을 1시간으로 제한하고 심야 이용 제한을 도입하는 동시에, 각각 같은 액수인 53억달러를 주 정부들에 지급해야 한다.

이런 조건은 메타가 경쟁에서 불리한 처지에 놓이는 것을 막아줄 수 있다. 하지만 틱톡과 유튜브는 메타의 제안에 동의할 마음이 없을 수 있다. 이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주는 많지 않기 때문이다. 바로 이 점은 이번 소송에 정치적 동기도 일부 작용했음을 드러낸다. 메타는 정치적 좌우 양쪽에서 공격받는 표적이 됐다.

그런데 다른 플랫폼을 이용하는 청소년이 더 많고, 이용 시간도 더 길다.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청소년의 63%가 인스타그램을, 31%가 페이스북을 이용한다. 반면 유튜브 이용률은 92%, 틱톡은 68%에 달했다. 청소년 가운데 틱톡을 거의 끊임없이 사용한다고 답한 비율은 21%, 유튜브는 17%다. 인스타그램은 12%, 페이스북은 3%에 그친다.

다른 플랫폼에도 비슷한 제한을 적용하지 않는다면, 메타에 돈을 내고 플랫폼을 바꾸라고 요구하는 것만으로는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이용을 줄일 수 없다. 오히려 청소년들이 보호 장치가 더 적은 다른 플랫폼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될 수도 있다. 청소년의 문제적 소셜미디어 이용을 정치적 절차를 통해 해결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이유 중 하나다.

거액 배상에 기대는 사법적 해결은 입법자들이 책임을 피할 수 있게 해주기도 한다. 주 정부들이 법적 절차를 활용해 해결책을 강제할 수 있다면, 의회가 왜 골치 아픈 문제를 해결하려고 애써야 하겠는가? 그렇게 강제된 해결책에는 정치적 합의가 결여돼 있을 수도 있다. 합의라는 이야기가 나온 김에 주목할 만한 인물들이 있다. 이번 합의에 참여하지 않은 두 주의 법무장관, 공화당 소속인 플로리다주의 제임스 어스마이어와 민주당 소속인 뉴멕시코주의 라울 토레스다.

이들이 합의를 거부하는 것은 소송을 돕는 자신들과 가까운 원고 측 변호사들에게 더 큰 성공보수를 안겨주려는 기대 때문은 아닐까? 토레스 측에는 로펌 모틀리 라이스가, 어스마이어 측에는 켈러 포스트먼이 참여하고 있다. 토레스가 합의에 덜 적극적인 데에는 올해 초 주 법원에서 메타를 상대로 9억4200만달러의 배상 판결을 받아냈다는 점도 작용했을 수 있다. 다만 메타는 이 판결에 항소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결과 플로리다와 뉴멕시코의 청소년들은 메타의 플랫폼 개선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됐다. 이번 합의가 청소년의 정신질환을 치료해 주지는 못할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 수년간 소송을 더 이어가는 것보다는 더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정리=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