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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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우리가 캐나다와 멕시코를 겨냥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를 ‘역사상 가장 어리석은 무역전쟁’이라고 불렀을 때, 그는 반발했다. 그런데 이번 주말 그 전쟁은 한층 더 어리석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를 불과 10주 가량 앞두고 캐나다산 수입품에 또다시 관세를 부과하며 갈등을 격화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930년 관세법 338조를 근거로 캐나다에 새로운 관세 위협을 가했다. 이 법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 ‘미국의 통상을 직간접적으로’ 차별하는 국가에 대통령이 최대 50%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한다. 지금까지 이 권한을 행사한 대통령은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가 200억달러 규모의 상품에 부과될 50% 관세를 피하려면 21일 자정까지 합의해야 한다고 시한을 정했다. 양국은 합의에 근접했지만, 마지막 순간에 휴전은 순식간에 무산됐다. 양측은 서로에게 책임을 돌렸다.

그 결과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관세는 22일 아침 발효됐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9월 8일부터 같은 규모로 보복하겠다고 경고했다. 양측 모두 아직 벼랑 끝에서 물러설 수는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갈등 격화로 카니 총리가 정치적으로 물러서기 더 어려워졌을 수 있다. 캐나다 국민은 미국 정부의 강압을 달가워하지 않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새 관세를 정당화하면서, 자신이 국가안보를 명분으로 부과한 자동차 관세에 캐나다가 보복해 미국을 차별했다고 주장했다. 캐나다의 주 정부들이 지난 해 자신의 ‘비상사태’ 관세에 대응해 미국산 주류 판매를 제한했다는 주장도 폈다. 하지만 정작 미국 증류주 업체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338조에 따른 관세 부과를 보류해 달라고 간청했다. 캐나다 시장에서 미국산 주류가 배제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시장 점유율을 되찾기 어려워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은 미국산 유제품에 대한 캐나다의 대우를 놓고 오랫동안 제기해온 불만도 거론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측은 최근 협상에서 캐나다의 미국 기술기업 대우와 디지털세 등 다른 문제들도 제기했다. 이들 문제 대부분은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재협상의 일부로 다룰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것은 협정을 갱신하는 일이 아니다. 협정을 일방적으로 다시 쓰려는 것이다. 카니 총리가 지적했듯, 대통령은 펜타닐 밀매부터 무역적자에 이르기까지 온갖 구실을 만들어 관세로 캐나다를 몰아붙여 왔다.

미국의 대(對)캐나다 무역적자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은 특히 역설적이다. 그 적자는 전적으로 미국 정유시설에 특히 적합한 중질유 수입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캐나다산 원유를 제외하면 미국은 무역흑자를 기록할 것이다. 하지만 미국 정유시설의 가동률도 낮아질 것이다.

어쨌든 지난 주 양측은 미국이 캐나다산 자동차에 부과하는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고,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50%에서 25%로 낮추는 합의에 근접했다. 자동차 관세 15%는 한국과 일본에 적용되는 것과 같은 수준이다. 이런 관세 인하는 국경을 넘나드는 통합 공급망을 갖춘 미국 제조업체들에 도움이 될 것이다.

철강·알루미늄 압연제품 가격은 지난 1년간 각각 22.5%, 40.5% 급등했다. 제너럴모터스(GM)는 지난달 관세로 인해 올해 25억~35억달러의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자동차 업체들은 행정부가 캐나다와 관세 휴전에 합의하도록 로비해 왔다.

카니 총리는 합의가 무산된 주요 원인 중 하나로 트럼프 측이 중·대형 트럭에 대한 관세 완화를 거부한 점을 꼽았다. 여기에는 온타리오주 포드 공장에서 생산하는 트럭도 포함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왜 미국 최대 자동차 생산업체인 포드를 벌주고 있는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추가 관세는 다양한 소비재와 건설자재, 제조업용 부품에 타격을 줄 것이다. 공화당은 이미 선거 유세 현장에서 그의 관세와 인플레이션 문제로 거센 공격을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저조한 이유 중 하나는 유권자들이 그가 아무런 전략도 없이 마구잡이로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적어도 무역 문제에서는 유권자들의 판단이 옳다.

정리=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