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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칼럼] 新 뉴스심리지수(NSI)
현대 거시경제학에서 흔히 쓰이는 명제지만 불과 80년 전까지만 해도 객관적으로 입증하기 어려운 추상적 가설에 불과했다. 1930년대 대공황 때 등장한 케인스 이론은 기업 투자와 소비자 지출이 합리적 계산만으로 결정되지 않고 공포와 탐욕, 낙관과 비관이라는 ‘야성적 충동’에 좌우된다고 봤다. 하지만 이 같은 인간 심리를 측정하고 수치화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여겼다.
이 통념을 뒤집은 학자가 미국 미시간대 심리학자이자 경제학자인 조지 카토나 교수였다. 그는 1946년 ‘소비자태도조사’를 통해 경제 주체의 심리도 표본조사와 통계 기법으로 객관화해 수치화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매달 미국 전역 600여 명에게 소비재 구매 계획과 소득 전망 등 50개 안팎의 질문을 던진 뒤 답변을 지수화한다. 이렇게 탄생한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MCSI·Michigan consumer sentiment index)는 소비와 경기 흐름을 가늠하는 대표적인 선행지표로 자리 잡았다. 미 중앙은행(Fed)이 소비자물가지수(CPI), 고용동향 보고서와 함께 주목하는 핵심 정책 지표다. 국내총생산(GDP)의 70% 안팎을 민간 소비가 떠받치는 미국 경제에서는 그 의미가 더 클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이 경제 심리를 정교하게 포착할 수 있는 새로운 뉴스심리지수(NSI)를 선보였다. 매주 월요일 공표되는 새 NSI는 2022년 1월부터 한은이 ‘경제 분야 언론 기사’에 나타난 경제 심리를 지수화한 것이다. 한 달 간격으로 나오는 기존 소비자심리지수(CCSI)의 공표 시차를 보완하는 참고 지표다. 새 NSI는 단어, 문장은 물론 기사 맥락까지 이해하는 수준의 최신 인공지능(AI) 언어모형을 적용해 국내 경제활동과 연관성이 높은 기사만 선별한다. 분석에 활용하는 문장 표본도 기존 1만 개에서 2만 개로 늘렸다고 한다.
아무리 정교한 AI의 분석이라도 최종 판단은 결국 사람의 몫이다. 기사 행간에 숨은 경제 주체의 심리를 읽어내는 꾸준한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 경제신문을 가까이 두고 읽는 습관만으로도 경제 흐름을 파악하는 전문가스러운 감각을 키울 수 있지 않을까.
이정호 논설위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