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中 로보택시 상륙
1939년 미국 뉴욕 세계박람회장 제너럴모터스(GM) 전시관. ‘퓨처라마’라는 이름의 미래관에 들어선 방문객들은 눈을 떼지 못했다. 운전자 없이 고속도로를 질주하는 자동차 모형이 펼쳐져 있었기 때문이다. 도로에 매설한 전기선과 전자기장 등으로 차량을 제어한다는 구상이 담겼다. 당시로선 공상과학 소설에나 나올 법한 ‘운전자 없는 자동차’는 오랫동안 현실이 되지 못했다.

2004~2007년 열린 미국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의 자율주행 무인차 경진대회가 전환점이 됐다. 험난한 사막, 도시 환경을 본뜬 도로 등을 달리는 이 대회는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의 불씨를 지폈다. 이후 2009년 구글의 자율주행차 프로젝트(현 웨이모) 출범으로 자율주행 기술은 카메라와 라이다·레이더 등이 결합하며 완성도가 높아졌다. 지금은 인간 운전자가 없는 로보택시까지 운행 중이다.

글로벌 로보택시 시장은 미국과 중국이 주도하고 있다. 미국 웨이모가 샌프란시스코와 피닉스 등에서 안전성을 내세워 독자 기술을 확보해 가는 사이, 중국의 바이두와 포니AI 등은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실증 주행거리를 쌓고 대규모 생산 체제를 갖추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자국 내 무인 운행 성공을 발판으로 해외 영토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포니AI는 한국에서도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 주말 국내 파트너사와 7세대 양산 로보택시 200대를 단계적으로 도입해 2028년께 상용 서비스에 나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복잡하고 밀도 높은 한국 도로를 기술 검증 무대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누적 1억㎞에 이르는 자율주행 경험을 쌓았고, 일부 도시에서 로보택시의 차량 단위 손익분기점까지 달성한 포니AI의 진출에 국내 모빌리티업계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전기차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완성차 업체의 공세가 거세더니 이제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까지 레드테크 공습이 몰아치고 있다. 자동차산업 경쟁력이 엔진과 차체 중심에서 배터리와 소프트웨어로 이동하는 시대다. 차 안에 운전자가 없어지더라도 산업 주도권마저 함께 사라져서는 안 될 것이다.

안정락 논설위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