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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곳 문 닫았다"…매장 줄이는 명품 브랜드의 속내 [안혜원의 명품의세계]
[안혜원의 명품의세계] 106회
비효율 점포 닫고 플래그십에 집중
출점 공식 ‘다점포’서 ‘선택과 집중’으로
비효율 점포 닫고 플래그십에 집중
출점 공식 ‘다점포’서 ‘선택과 집중’으로
한때 중국을 비롯한 주요 시장 중심으로 경쟁적으로 매장을 늘렸던 글로벌 명품업체들이 이제는 점포 수를 줄이고 매장당 생산성을 높이는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명품업계에서 점포는 오랫동안 성장의 상징이었다. 특히 중국 명품시장이 고속 성장하던 시기에는 베이징·상하이 같은 1선 도시뿐 아니라 지방 주요 도시까지 매장을 내며 소비자를 끌어모았다. 한 도시에 두세 개의 매장을 운영하는 것도 드문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명품시장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명품 경기가 급격하게 꺾이면서 매장이 많다는 것이 오히려 비용 부담으로 돌아오기 시작하면서다. 케링이 올해 상반기 중 폐점한 매장 수는 전체 직영점 수의 약 5%에 해당한다.
매장을 줄이면서 실적은 개선됐다. 케링의 올 2분기 매출은 환율 영향을 제외하면 전년 동기보다 2% 증가했다. 주력 브랜드 구찌 매출 감소폭도 1분기 8%에서 2분기 2%로 크게 줄었다. 루카 데 메오 케어링 최고경영자(CEO)는 매장망을 대대적으로 재편하면서도 성장을 회복했다는 것은 “소매 운영의 생산성이 개선되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는 중국을 바라보는 명품업계의 시각이 달라진 것과도 맞물려 있다. 중국은 2010년대 글로벌 명품산업 성장을 이끈 최대 시장이었다. 소비가 빠르게 늘던 시절에는 좋은 자리를 선점하고 점포 수를 늘리는 것 자체가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 하지만 최근에는 소비 회복이 지역과 소비 계층별로 엇갈리면서 무조건적인 출점 전략의 효용이 다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렇다고 명품업체들이 오프라인 투자를 줄이는 것은 아니다. 매장 수를 줄이는 대신, 핵심 점포 하나하나의 규모와 완성도에는 더 공을 들이는 식으로 전략을 바꿔나가고 있다. 비효율 점포를 없애는 동시에 세계 주요 도시에는 더 크고 상징적인 매장을 짓는 방식이다.
리치몬트 그룹 역시 몽블랑의 호주 시드니 플래그십, 알라이아의 베이징 싼리툰 매장 등 핵심 도시에는 전략적으로 점포를 확대하고 있다. 명품업계 관계자는 “온라인에서 제품을 살 수 있게 되면서 단순히 물건을 판매하기 위한 매장을 여러 개 유지할 이유가 줄었다”며 “오프라인 매장은 브랜드 세계관을 보여주고 우수 고객을 관리하는 공간으로 역할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안혜원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