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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딸 태우고 시속 178㎞ 만취폭주…30대母, 항소심서 범행 인정
혈중알코올농도 0.211% 상태 운전
4·6살 두 딸 태우고 난폭운전
유족 "이제야 인정…엄벌해달라"
4·6살 두 딸 태우고 난폭운전
유족 "이제야 인정…엄벌해달라"
26일 대전지법 제1형사부(강길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A씨(38)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사)·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등 혐의 항소심 공판에서 변호인은 "1심에서 범행을 일부 부인했으나, 이제는 범행을 인정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A씨도 같은 입장이라고 했다.
A씨는 지난 1월 4일 오후 9시19분께 충남 홍성군 한 도로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211% 상태로 시속 178㎞로 달리다 앞서가던 오토바이를 들이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이 사고로 오토바이 운전자 B씨(28)가 숨졌다.
당시 A씨 차량에는 4살과 6살인 두 딸도 타고 있었다. A씨는 제한속도보다 시속 118㎞가량 빠르게 운전하고 신호를 위반하는 등 난폭운전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 직후에도 피해자를 구호하는 데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오히려 자신의 아이들이 놀랐다며 주변 목격자 등을 향해 항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런 운전으로 두 자녀가 겁을 먹은 점을 정서적 학대로 판단했다. 이에 도주치사 등 혐의와 함께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도 적용해 A씨를 재판에 넘겼다.
A씨는 1심에서는 "당시 만취해 피해자가 사망한 것을 몰랐으며 사고 현장을 이탈하지 않았고, 도주 의사도 없었다"며 도주치사와 사고 후 미조치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관련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아직 생존해 있는데도 필요한 조치를 하기는커녕 자신의 책임을 타인에게 전가하는 언행을 보이다 사고 현장에 도착한 경찰차를 보고 도주했다"며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아동학대 혐의도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두 자녀를 보호·감독해야 할 A씨가 아이들을 차량에 태운 채 상당 시간 음주·난폭운전을 하고 사망 사고까지 내 정신건강과 발달에 해를 끼쳤다고 판단했다.
A씨와 검찰은 모두 양형 부당 등을 이유로 항소했다. 이날 열린 항소심 첫 공판에서 A씨가 기존 입장을 바꿔 범행을 인정했지만 피해자 유족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B씨의 아버지는 법정에서 "범행을 부인하던 것을 이제서야 인정한다는데, 경찰·검찰·1심 재판부 전체를 농락하는 것"이라며 "진심 어린 사과를 한 번도 받지 못했다. 합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유족은 A씨와 그의 보험사를 상대로 별도의 손해배상 소송도 제기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 측이 피해자 측에 사죄하고 협의할 시간을 요청하면서 재판부는 한 차례 더 공판을 진행하기로 했다.
다음 항소심 공판은 다음 달 30일 열린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