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커진 경찰 권한을 어떻게 나누고 통제할지를 논의할 개혁기구 설치를 지시했다. 경찰이 ‘장윤기 사건’ ‘제주 실종 사건’ 등 부실·왜곡 수사로 잇달아 도마에 오르자 강도 높은 개혁을 주문한 것이다. 범여권 토론회에서는 경찰 수사 기능을 별도 수사청으로 떼어내고 정보경찰을 폐지하는 방안이 거론됐다.

이 대통령은 25일 국무회의에서 “경찰이 국가기구 중 가장 큰 권력을 행사하게 될 것 같다”며 “이에 따른 국민 우려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을 어떻게 개혁할지, 경찰개혁기구에 대해 고민해달라”고 주문했다. 총리실에는 국민 의견을 수렴해 개혁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더불어민주당도 김남희 의원을 단장으로 경찰개혁추진단을 출범시켰다. 추진단은 10명 안팎으로 꾸리되 절반가량을 전문가와 시민사회 인사, 피해자 대표 등 외부 인사로 구성하고 경찰 출신 의원을 자문위원으로 참여시키기로 했다.

이날 국회에서는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범여권 의원들과 국무총리 소속 사회대개혁위원회가 공동 주최한 경찰개혁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에서는 경찰청의 수사 기능을 떼어 별도 수사청을 신설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이호영 전 국회고성연수원 교수는 수사청이 전국 단위 수사를 맡고 생활안전과 교통, 경비 등은 광역별 자치경찰로 넘기는 방안을 제시했다. 국가경찰 조직은 최소화하고 조직과 인력의 중심을 자치경찰로 옮기자는 구상이다. 정보경찰을 폐지하거나 대폭 재편하는 방안도 주요 과제로 거론됐다. 이 교수는 “정보경찰이 수집하는 정보 상당수가 일반수사와 안보수사, 외사, 경비 기능과 겹친다”며 폐지를 주장했다.

경찰 수뇌부에 대한 외부 통제를 강화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국가경찰위원회를 독립 행정위원회로 격상해 경찰청장과 국가수사본부장 인사, 감찰·징계 등에 관여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경찰은 오는 10월 검찰청 폐지에 따른 권한 확대를 앞두고 국민 신뢰 회복이라는 과제를 안게 됐다. 장윤기 사건 이후 경찰관 가족 사건 상피제와 순환근무제 등 내부 비리·유착 차단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제주 실종 사건을 계기로 최근 3년간 종결된 실종 사건의 전수 점검에 들어갔다. 또 전현직 제주서부경찰서장을 비롯해 형사과장, 실종팀장 등 지휘라인 4명을 전원 대기발령했다.

제주지방법원은 이날 제주서부경찰서 A경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A경장은 지난 5월 실종 신고된 장미란 씨(37)와 ‘연락이 닿았다’는 취지로 신고자에게 거짓말한 뒤 사건을 자체 종결하고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의 관리 목록에서 장씨 자료를 삭제한 혐의를 받는다.

하지은/우연수 기자 hazz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