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반쪽짜리로 끝난 교육교부금 개편
“겉으로는 반발하지만 교육계는 이번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을 두고 선방했다고 평가할 겁니다.”

오랜 기간 교육교부금을 연구한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정부의 개편안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기획예산처와 교육부는 지난 21일 내국세의 20.79%를 교육교부금으로 자동 배분하던 제도를 55년 만에 폐지하기로 했다. 내년부터는 전년도 교부금에 최근 3년간 연평균 명목 경제성장률과 학령인구 증감률의 35%를 반영한다.

내국세가 늘면 학생 수와 관계없이 교부금도 불어나는 구조를 없앤 것은 큰 진전이다. 하지만 학령인구 감소 폭을 35%만 반영해 개편 효과가 확 줄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학령인구는 올해 492만2000명에서 2030년 408만7000명으로 17.0% 줄어들 전망이다. 하지만 감소 폭의 35%만 반영하면서 학생 1인당 교육교부금은 같은 기간 1330만원에서 1950만원으로 46.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정부는 학생 수 감소분의 35%만 반영한 데 대해 교육교부금의 60%를 교직원 인건비로 쓰는 현실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기존 인력을 당장 줄이기 어려운 만큼 학령인구 감소 폭을 산식에 100% 반영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교직원 인건비가 방만하게 운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타협안에 대한 비판이 크다. 지방교육재정알리미에 따르면 급식조리사와 돌봄전담사, 교무행정사 등에게 지급되는 교육공무직 인건비는 2021년 3조5662억원에서 2024년 5조1800억원으로 3년 만에 45.3% 증가했다. KDI에 따르면 2023년 한 소규모 학교에는 학생 한 명을 위해 교원 5명과 공무직 4명이 근무했다. 이번 개편안에서는 학생 수 감소에 맞춰 교원과 교육공무직을 재배치하거나 신규 채용을 줄이려는 고민을 찾기 어렵다.

미래대응기금에 신설하는 교육·인재계정에도 허점이 있다. 정부는 이 재원을 영유아 교육과 고등·평생교육, 대학 경쟁력 강화에 쓰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가적으로 시급하거나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사업’에는 초·중·고교도 지원할 수 있도록 예외를 뒀다. 교부금 개편으로 줄어든 초·중·고교 재원이 미래대응기금을 거쳐 되돌아갈 수 있는 것이다.

‘교육계가 선방했다’고 평가받는 것에는 이런 배경이 있다. 내국세 자동 연동이라는 명분은 내줬지만 인력 구조조정은 피하고, 초·중·고교가 추가 재원을 받아낼 통로를 지켜냈기 때문이다. 김 위원은 “교육의 성과 목표를 명확히 설정하고 불필요한 사업을 줄이면 상당한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며 “교육계는 그런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