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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모르게 끝난 재판…대법 "뒤늦게 알았다면 항소 가능"
베트남 사는 피고 모르게 손해배상 재판 진행
2심 "판결문 사진 받았을 때부터 항소기간 계산"
대법 "공시송달까지 알아야 항소기간 시작"…파기환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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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A씨가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상고심에서 B씨의 추후보완항소를 각하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와 B씨는 2018년 베트남 호찌민에서 학원사업을 공동 운영하기로 동업계약을 맺었다. A씨는 약 7300만원을 투자했지만 B씨가 이익배당금을 지급하지 않고 투자금 사용 내역과 회계자료도 공개하지 않았다며 계약을 해지했다. 이후 2019년 B씨를 상대로 1억6205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문제는 소송 사실이 B씨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당시 B씨가 베트남에 거주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던 A씨는 소장에 B씨의 국내 주민등록지 주소를 적었다. 법원은 해당 주소로 소장을 보내려 했지만 폐문부재와 수취인불명으로 전달되지 않자 소장과 변론기일통지서 등을 공시송달했다. B씨가 재판에 출석하지 않은 가운데 2020년 5월 A씨 전부 승소 판결이 내려졌고 판결정본도 공시송달됐다.
쟁점은 B씨가 언제부터 판결 사실을 '알았다'고 봐야 하는지였다. 민사소송법상 자신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항소기간을 지키지 못했다면 그 사유가 사라진 날부터 2주 안에 추후보완항소를 할 수 있다.
2심은 B씨의 항소가 너무 늦었다고 판단했다. A씨가 2021년 12월 B씨에게 사건번호와 판결 주문 등이 적힌 판결문 첫 장 사진을 보냈고 B씨가 "I already have a copy of that"이라고 답했기 때문이다. 2심은 늦어도 이때 B씨가 판결이 선고되고 공시송달된 사실을 알았다고 보고, 2023년 4월 제기한 항소를 각하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판결이 났다는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는 항소 기간이 시작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A씨가 보낸 사진에는 법원명과 사건번호, 판결 주문 등만 담겨 있어 B씨가 판결이 공시송달됐다는 사실까지 알았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대법원은 B씨의 항소가 늦었다고 본 원심 판단을 깨고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했다.
김유진 기자 magiclam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