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서 50일 전지훈련…서교림, 약점인 퍼트를 주무기로
지난해 8월 경기 포천시 포천힐스CC(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스무 살 동갑내기 라이벌 김민솔이 생애 첫 우승의 감격을 누리던 날, 서교림은 대회장이 아니라 연습장에 있었다. 커트 탈락의 고배를 마시고 일찌감치 짐을 싸야 했기 때문이다. 절친한 친구의 화려한 대관식을 멀리서 지켜보며 남몰래 축하를 건네야만 했던 아픈 기억이었다.

1년 뒤 서교림은 완전히 다른 선수가 돼 돌아왔다. 지난 5월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스에서 오랫동안 기다린 첫 승을 올리며 ‘무관의 신인왕’ 꼬리표를 떼어냈다. 당시 우승 확정 뒤 코피를 쏟을 정도로 극도의 긴장감 속에 첫 우승을 따낸 그는 불과 석달 만에 메이저 대회 연장전에서 “첫 연장전이지만 오히려 설레었다”고 말하는 담대한 강자가 됐다.

지난해 신인왕을 탔지만 서교림과 주변에서는 아쉬움이 많은 시즌이었다고 한다. 퍼트가 발목을 잡으면서 중요한 승부처마다 힘을 쓰지 못했다. 시즌 막판 두 차례 준우승으로 극적인 신인상을 차지하긴 했지만, 끝내 우승컵은 들어보지 못했다.

절치부심한 서교림은 지난겨울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전지훈련에서 쇼트게임과 퍼트를 집중적으로 가다듬었다. 50일의 훈련 기간 내내 하루도 빠짐없이 2시간씩 퍼트 연습에 매달렸다. 요즘도 매일 밤, 잠들기 전 최소 10분은 퍼터를 손에 쥘 정도로 지독하게 약점을 파고들었다. 서교림은 올해 라운드당 평균 퍼트 수를 2위(29.3개)로 끌어올렸다.

멘탈도 단단해졌다. 첫 승 이후 2주만에 2승을 달성했고 이번에는 2주 연속 우승에 ‘메이저 퀸’까지 차지했다. 특히 연장전에서는 깊은 러프에 빠진 티샷을 일단 페어웨이로 레이업하는 뚝심도 보였다. 김민솔이 드라이버로 약 250m를 날려 페어웨이 한가운데에 올려둔 상황에서 내린 결단이었다. 그는 “김민솔의 티샷을 봤지만 흔들리지 말자, 편안하게 페어웨이로 보내놓으면 버디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대회 내내 김민솔과의 라이벌전은 ‘솔림대전’이라고 불렸다. 대회 중 “‘림솔대전’이라고 해주시면 안되냐”고 기자들에게 장난스레 조르던 서교림은 자신의 실력으로 ‘림솔대전’으로 구도를 바꿔놨다. 서교림은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이 믿어지지 않는다. 올 시즌 모든 타이틀을 따내고 싶다”고 활짝 웃었다.

포천힐스CC=조수영/서재원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