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추천 뉴스
"신축 부럽지 않아요"…45억 쏟은 19년차 잠실 아파트 '대반전' [시장톡]
"신축 커뮤니티 안 부럽다"
잠실 구축의 '이유 있는 변신'
장기수선충당금 45억원 투입해 공간 탈바꿈
'입지' 자신감 더한 투자…거주 만족도 '쑥'
"핵심지 구축 중심으로 고급화 바람 거세질 것"
잠실 구축의 '이유 있는 변신'
장기수선충당금 45억원 투입해 공간 탈바꿈
'입지' 자신감 더한 투자…거주 만족도 '쑥'
"핵심지 구축 중심으로 고급화 바람 거세질 것"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대장주 단지 중 하나인 잠실 리센츠에 거주하는 40대 입주민 A씨는 최근 문을 연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을 둘러본 뒤 들뜬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한동안 신축 아파트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최신식 커뮤니티 공간이 구축 단지 한복판에 성공적으로 뿌리를 내리면서, 입주민들의 주거 만족도 역시 크게 상승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잠실 리센츠는 지난 20일 신규 커뮤니티 시설의 개관식을 열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단지는 2023년부터 입주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며 사업의 첫발을 뗐다. 이후 지난해 4월 송파구청으로부터 사업 추진을 위한 행위허가를 받아 행정 절차를 마쳤고, 같은해 7월 첫 삽을 뜬 지 약 1년 만에 결실을 보았다.
이번 사업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공사 비용의 조달 방식이다. 총 45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사업비 전액을 단지가 그동안 차곡차곡 쌓아온 장기수선충당금으로 충당했다.
그간 아파트 장기수선충당금은 입주자대표회의와 관리주체 간의 이권 다툼이나 투명성 부재로 인해 이른바 '눈먼 돈'이라는 비판을 자주 받아왔다. 단지마다 크고 작은 갈등 사례가 이어지는 가운데, 리센츠는 장충금을 입주민 전체의 복리와 실거주 가치 제고를 위해 투명하고 알차게 집행한 대표적 모범 사례를 남기게 됐다.
구축 단지가 커뮤니티 조성에 수십억원을 투자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단지 가치에 대한 입주민들의 자신감이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잠실 리센츠는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랜드마크 대단지다. 시장의 침체기에도 단단한 가격 하방 지지력을 보여왔으며, 전용면적 84㎡의 경우 지난달 24일 36억9500만 원에 실거래되며 신고가를 갈아치우기도 했다.
다만 인근 신축 단지들에 비하면 매매가는 낮은 수준이다. 최근 1년 이내에 잠실 일대에 새롭게 진입한 최신축인 '잠실르엘'이나 '잠실래미안아이파크' 등의 경우 동일 평형(전용 84㎡) 시세가 44억 원 안팎으로 형성되어 있다.
입지만 놓고 보면 기존 잠실 3대장으로 불리는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가 한 수 위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하철 2호선 잠실새내역과 2·8호선 환승역인 잠실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트리플 역세권에 한강공원과 석촌호수, 롯데월드몰 등 도심 핵심 인프라를 손쉽게 누릴 수 있어서다. 그러나 '커뮤니티 시설'만은 신축 아파트에 비해 열세로 꼽혀 약점으로 부각되곤 했다. 리센츠는 이번 과감한 결단으로 그 약점을 보완한 셈이다.
잠실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리센츠는 초소형 평형부터 대형 평형까지 평형대가 다양해 1인 가구부터 어린 자녀를 둔 가족 단위까지 거주층이 넓다"며 "고급 카페나 피트니스센터 같은 최신 커뮤니티는 가구 형태를 가리지 않고 모두가 선호하는 시설인 만큼, 단지 전체의 거주 만족도와 매물 희소성을 동시에 높여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업계에서도 이러한 현상을 단순히 한 단지의 개보수를 넘어, 구축 아파트의 가치 재평가 과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서울 신축 아파트의 분양가와 매매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입지가 뛰어난 구축 아파트를 매수해 내부를 싹 고쳐 살려는 이른바 '몸테크 탈출' 수요가 늘고 있다"라며 "리센츠의 커뮤니티 증축은 이러한 개인의 리모델링 바람이 '단지 전체'로 확장된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재건축이나 리모델링 사업은 규제와 높은 분담금 부담으로 속도를 내기 어려운 반면, 커뮤니티 재정비는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실거주 만족도와 자산 가치를 즉각 올릴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며 "앞으로 입지가 우수한 도심 핵심지의 구축 대단지들을 중심으로 이 같은 커뮤니티 고급화 바람이 더욱더 거세게 불어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