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추천 뉴스
서울에 4억대 아파트가?…2030 몰리더니 '없어서 못 산다' [시장톡]
"원룸 같아도 서울이면 OK"
외곽까지 번지는 '초소형' 열풍
전용면적 40㎡ 이하 거래 건수 역대 최대
강남 넘어 노원·강서·구로까지 '초소형' 인기
"밀려나면 재진입 어려워…핵심지 초소형 전략 유효"
외곽까지 번지는 '초소형' 열풍
전용면적 40㎡ 이하 거래 건수 역대 최대
강남 넘어 노원·강서·구로까지 '초소형' 인기
"밀려나면 재진입 어려워…핵심지 초소형 전략 유효"
"결혼 후에도 부부가 충분히 살 수 있는 크기라고 생각했어요. 경기도에서 출퇴근에 하루 4시간 가까이 보내느니 서울에 방 한 칸이라도 내 몸 누일 곳 있는 게 어딘가요?" (최근 서울시 노원구 소재 초소형 아파트를 구입한 30대 직장인 A씨)
최근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에서 초소형 아파트 거래가 늘어나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가가 동시에 치솟자 강남권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던 초소형 아파트의 인기가 서울 외곽까지 퍼져나가는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한국부동산원 부동산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 서울 전용면적 40㎡ 이하의 초소형 아파트 거래 건수는 4661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3489건)보다 33.6% 증가한 수치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6년 이후 가장 많은 건수다.
자치구별로 살펴보면 노원구가 4341건으로 가장 많았고, 강서구(2806건), 구로구(2545건) 등이 뒤를 이었다. 당초 초소형이 큰 인기를 끌던 송파구(2509건)와 강남구(1821건), 서초구(1337건)에서도 거래가 이어져 서울 전역에서 지역을 가리지 않고 거래가 활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초소형 아파트에서 신고가 거래도 이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서구 가양동에 있는 성지2단지 전용 34㎡는 지난달 24일 7억95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새로 썼다. 올 1월만 하더라도 6억6000만원에 거래되던 것에서 1억3500만원 뛰었다. 가양 6단지에서도 전용 39㎡가 지난 10일 9억5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이 단지 역시 연초에는 8억2500만원 수준에 거래됐다.
노원구에서도 상승 거래가 이어졌다. 노원구 하계동에 있는 한신 전용 35㎡는 지난 16일 6억2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이는 올초 거래된 4억3000만원보다 1억9000만원 급등한 가격이다. 동대문구 용두동에 위치한 '동대문 푸르지오시티' 전용 36㎡도 지난달 21일 4억59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업계에서는 서울 아파트 매매 부담이 커지고 대출 규제까지 강화한 상황에서 가격에 부담을 느끼는 수요자들이 '면적보다 입지'를 선택하며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자금 범위 내에서 입지가 좋은 곳의 초소형 아파트를 매수해 서울 진입 장벽을 낮추는 실용적인 전략을 취하고 있다는 뜻이다.
수치상 흐름은 매매 현장에서도 체감되는 모습이다. 서울 강서구 가양동의 A 공인 중개 관계자는 "최근 전용 40㎡ 이하 초소형을 찾는 문의가 눈에 띄게 늘었는데, 시장에 나오는 매물은 많지 않다"며 "가격이 올랐음에도 실거주나 투자 대기 수요가 탄탄해 적정 매물이 나오면 곧바로 계약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대출 규제와 전·월세 불안이 맞물리며 2030세대의 불안 심리가 매수를 자극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의 B 공인 중개 관계자는 "대출이 워낙 안 나오다 보니 현금 여력이 부족한 30대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이 초소형을 선택하는 측면도 크다"며 "전세난이 심해지고 월세마저 가파르게 오르다 보니 '지금 집을 안 사면 영영 밀려난다'는 불안감에 작더라도 내 집을 마련하려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가격 부담감과 입지 선호가 맞물리면서 '싸고 입지 좋은' 초소형으로 수요가 쏠리고 있다"며 "과거 강남권에 국한됐던 흐름이 서울 전역의 거래량과 가격 상승으로 확장되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녀가 없는 젊은 층이라면 한 번 외곽으로 밀려났을 때 주요 지역 재진입이 어려운 만큼 우선 핵심지의 작은 평형에 진입해 차근차근 평형을 넓혀가는 갈아타기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